(의학칼럼)뇌전증에 효과있는 음식? 식이요법?
(의학전문기자단)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2018-11-22 10:14:11 2018-11-22 10:14:11
간질이라는 병명으로 불리웠던 뇌전증은 치료법이 많이 발달되었지만 여전히 어려운 병이다. 특히나 아이들이 대발작하는 것을 지켜보는 부모들에게는 견디기 힘든 고통을 안겨주게 된다. 그러니 아이를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든 무조건 해주려는 부모들이 많다. 그런 부모들은 질문을 반복하게 된다. “뇌전증에 도움이 되는 음식은 무엇이 있나요?” 마찬가지로 대답도 기계적으로 반복한다. “뇌전증에 특별히 도움이 되는 음식은 없습니다. 성인은 술만 피하면 되고, 어린 아이들은 아무런 음식이나 편하게 먹이시면 됩니다.”
 
의무적인 단답형 대답에 만족하지 못하는 부모들은 연쇄적인 질문을 쏟아내기 마련이다. “우유는요? 밀가루는요? 인스턴트 식품은요?”하면서 아주 구체적인 음식을 거론한다. 대부분은 자연요법을 주장하는 사람들이나 한의사들로부터 권장 받은 식이요법의 유효성을 물어보는 것이다.
 
기공요법이나 식이요법 등으로 뇌전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주장은 민간요법에서 사라지지 않은 채 지속되고 있다. 특히나 한의사들 중에는 검증되지 않은 식이요법으로 치료가능성을 설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좀 과한 경우에는 식이요법만으로 소아들의 중증 뇌전증을 고칠 수 있다는 주장도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이는 모두 전혀 근거 없는 주장임을 명확히 해두고 싶다. 의학적인 주장이 되려면 근거가 있어야 한다. 전통적으로 인정되는 의학서적에 근거를 두거나 최신 주장이라면 검증된 논문에 기반해야 의학적인 주장이 된다. 이런 근거 없는 주장은 한의사가 주장을 해도 의학적인 주장이 아니라 민간요법 흉내내기일 뿐이다.
 
뇌전증에 효과 있는 식이요법은 두 가지 뿐이다. 하나는 케톤식이요법이며 또 다른 접근법은 엣킨스 식이요법이다. 두 가지 모두 탄수화물을 제한하고 단백질과 지방 위주의 식단을 제공해 경련을 조절하는 식이요법이다. 이 두 가지 식이요법은 영양제한이 극심하여 성장기 소아에게는 영양불균형과 성장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러므로 난치성소아간질에 한정하여 부분적으로만 권장된다.
 
필자 역시 자연요법을 선호하는 한의사지만 성장기 소아에게 영양제한을 초래하는 식이요법을
권하지는 않는다. 아이들은 잘 먹고 잘 자라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주 불가피한 경우 중증 난치성 질환에 한해 엣킨스식이요법을 병행하는 경우가 있을 뿐이다.
 
소아뇌전증, 난치성 소아간질에 자연주의적인 식이요법을 이용한 치료를 권장하는 것은 한의학적이나 의학적으로도 전혀 근거가 없는 것임을 명백히 밝혀둔다. 이는 민간요법의 무분별한 유통의 결과이니 환자들과 보호자들은 식이요법에 현혹되지 않기를 당부한다.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플로어타임센터 자문의
- ()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 ()토마토아동발달연구소 자문의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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