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지난 24일 발생한 KT 서울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로 인근 지역의 통신 장애가 25일까지 이틀째 이어졌다. 25일 오전 11시 기준 무선망은 약 60%, 인터넷은 약 80% 복구됐다. KT는 이날 저녁까지 인터넷 복구율을 90%까지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24일 오전 11시쯤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3가의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로 서울 중구·용산구·서대문구·마포구·은평구 일대와 고양시 일부 지역의 KT 이동통신·인터넷·인터넷(IP)TV·카드결제 단말기가 먹통이 됐다. 통신 장애로 일반 KT 휴대폰 가입자뿐만 아니라 유선전화와 카드결제기를 사용하는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인근의 KT 통신 가입 매장뿐만 아니라 경찰서도 통신이 두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 통신구에서 화재가 발생하며 진압이 어려워 이로 인한 복구 작업이 빠르게 시작되지 못한 것이 통신망 복구가 늦어진 원인으로 꼽힌다. 통신구는 케이블 부설을 위해 설치한 지하도를 말한다. 불이 시작된 지 약 11시간 만인 24일 오후 9시30분쯤 화재 진압이 완료됐다. 화재 진압 후에도 소방당국에서 안전상의 이유로 직원들의 진입을 불허했다. 결국 화재 진압 후 1~2시간이 지난 25일 자정 무렵부터 직원들이 통신구에 진입해 복구 작업을 펼쳤다.
복구가 늦어진 원인은 또 있다. 광케이블이 불에 타면서 가입자별로 일일이 접속해서 복구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는 아현지사 등급이 낮은 것도 한 원인이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 사장은 25일 오전 화재현장을 찾아 "통신국사 중 중요한 국사들은 백업체계가 갖춰졌지만 아현지사는 D등급"이라며 "A~C 등급은 백업체제로 돼 있지만 D등급은 아니다. 많은 투자가 수반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통신국사의 등급은 전국망에 작용하는 정도에 따라 정부가 정한다. 박상훈 KT 전무는 "통신구간이 500미터(m) 이상이면 규정이 있지만 150m 미만은 없다"며 "아현지사의 감지시스템은 잘 갖춰져있었고, 이번에도 화재를 바로 감지하고 신고했다"고 말했다.
이번 화재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25일 서울소방 화재감식반과 경찰이 화재 현장의 통신구에 진입해 원인을 찾기 위한 작업을 펼쳤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KT아현지사의 지하 통신구에서 발생한 화재에 대해 '정보통신재난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에 따라 '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과기정통부는 관계 부처 및 이동통신사들과 협의해 중요 통신시설 전체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재발 방지책을 12월말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노웅래 국회 과방위원장, 민원기 과기정통부 차관, 박원순 서울시장이 24일 화재 현장을 찾았고,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도 25일 현장을 방문해 피해상황을 점검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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