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토종 소프트웨어(SW) 기업 티맥스소프트가 KB국민은행의 차세대 프로젝트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공정한 기회가 부여되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KB국민은행은 제안요청서(RFP)의 내용대로 절차를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김동철 티맥스소프트 대표이사(왼쪽)와 이희상 티맥스데이터 대표이사가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현준 기자
지난 10월17일 KB국민은행의 '더 케이 프로젝트 상품서비스계 고도화 및 마케팅 허브, 비대면 재구축' 사업에서 SK㈜C&C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SK㈜C&C는 KB국민은행에 복수의 인프라 SW를 제안했다. 1안의 미들웨어는 티맥스소프트의 제우스, DBMS(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는 티맥스데이터의 티베로와 한국IBM의 DB2다. 2안은 한국오라클의 웹로직(미들웨어), 오라클의 DBMS이다. 하지만 KB국민은행은 SK㈜C&C가 제안하지 않은 한국IBM의 미들웨어 '웹스피어'까지 추가로 검토해 불합리한 경쟁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이 티맥스소프트의 주장이다. 결국 KB국민은행은 이달 11일 한국IBM의 웹스피어(미들웨어)와 DB2(DB)를 선정했다. 통상적으로 기술평가에 최소 3개월 이상 소요되지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10월17일)부터 제품 선정까지 2개월도 채 걸리지 않은 점도 티맥스소프트가 졸속 심사를 의심하는 이유다.
KB국민은행은 당초 RFP의 '가격 경쟁 등을 통해 선정된 제품을 포함한다'는 내용에 의거해 SK㈜C&C가 제안하지 않은 품목도 추가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이희상 티맥스데이터 대표이사는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RFP에서 변경이 가능할 수 있지만 그런 부분도 절차와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술검토조차 받지 못한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동철 티맥스소프트 대표이사도 "복수의 SW가 제안됐는데 중간에 들어온 다른 SW는 인정할 수 없다"며 "처음부터 RFP를 내지 않고 IBM과 계약한 것도 아니고 RFP까지 냈는데 마치 양사가 짠 것처럼 진행된 것을 문제삼는 것"이라고 말했다. 티맥스소프트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우선협상 대상자 지위확인 및 계약체결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에 공정성 심의를 요구하는 내용의 신고도 접수했다. 이에 대해 KB국민은행 측은 티맥스소프트의 티베로 제품은 국내 시중은행 적용사례가 없고, SK㈜C&C도 내부관리 업무용으로 제안해 기술검증이 필요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한 IT서비스 업체 전문가는 "공정한 기술검토의 기회를 부여받지 못한 것에 대해 티맥스소프트가 억울할 수 있다"며 "하지만 민감한 고객 정보를 다루는 금융권은 시스템의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어 적용사례가 많고 안정성이 높은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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