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스티븐 비건 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워킹그룹 회의 참석을 위해 19일 방한한 가운데 일부 남북 협력사업 대상 대북제재 면제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우리로서는 당장 오는 26일 개성 판문역에서 열리는 남북 철도·도로연결 착공식 개최를 위한 제재 면제가 필요한 상황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서울에 도착한 비건 대표는 20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 21일 한미 워킹그룹 2차 회의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 우리 정부 고위관계자들과의 별도 면담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은 비건 대표가 방한 중 북측과 접촉을 진행할지에 쏠린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북미 간 비핵화-보상조치 논의에 진전을 보일 수 있을지는 비건 대표가 판문점에서 북측 인사를 만나느냐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21일 오전 워킹그룹 회의 후 다음날 출국까지 여유시간이 있어 이를 활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정부와 관계가 없는 나머지 일정에 대해서는 미측에 확인해달라”며 여지를 남겼다. 북미 간 물밑접촉이 진행돼 왔음을 감안할 때 비건 대표가 북측 인사를 만날 가능성은 충분해보인다.
이 경우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과 이산가족 화상상봉, 북한 양묘장 현대화 등 그간 남북이 진행해온 협력사업의 제재 면제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북미 비핵화 대화가 교착에 빠진 상황에서 미국이 남북경협의 길을 터주는 방식으로 대화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서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은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 협상에 나서는 데는 ‘비핵화 조치를 취할 때마다 한미 양국으로부터 상응하는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깔려있는 만큼 이를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단기간 내 전면적인 대북제재 해제·완화조치가 나오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방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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