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어린이집 원장이 자녀를 보육도우미로 채용했다는 이유로 보조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지방자치단체 명령이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박성규)는 어린이집 원장 A씨가 서울특별시를 상대로 제기한 보조금 반환명령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31일 밝혔다.
재판부는 “영유아보육법 등에서 어린이집 원장의 친인척을 보육도우미로 채용한 경우 보육도우미 보조금 지급을 제한하고 있다”면서 “서울시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가 자녀를 보육도우미로 채용한 경우 보육도우미 보조금 지급이 제한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A씨가 해당 지자체에 친인척의 보육도우미 채용 여부에 관한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키게 한 다음 이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보조금을 부정하게 지급받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영유아보육법 40조에 따르면 보조금 반환명령 처분의 요건이 되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이란,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서는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없음에도 보조금 교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적극적 및 소극적 행위를 말한다.
이어 “A씨가 보조금 지급이 제한된다는 점을 알고 있었고 이를 숨긴 채 보육도우미 보조금 지급 의사가 있었다면 인사기록카드에 친인척 관계를 사실대로 기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서울시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어린이집 원장의 친인척을 보육도우미로 채용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안내를 해온 사실이 인정되지만 해당 기간 A씨가 해당 행위를 하지 않았고, 관련 없었던 A씨는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도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A씨에게 ‘자녀를 보육도우미로 채용해 인건비에 관한 보조금을 부당하게 신청·수령했다’라며 보조금 반환을 통보했다. 또 A씨가 이에 응하지 않자 지난 7월 A씨에게 1년의 어린이집 운영정치 처분을 내렸다. 이에 A씨는 자녀를 보육도우미로 채용하고 보조금을 지급받는 게 관련법상 제한되는 행위인지 알지 못했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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