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스닥 상장사들의 바이오 사업 신규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회사의 새로운 먹거리 확보 측면에서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기존 사업과 동떨어진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다는 점에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주가도 반짝 상승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시스템반도체 테스트 전문업체
아이텍반도체는 최근 바이오와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이텍반도체는 이를 위해 제약 기반의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전문기업 삼성메디코스 주식 약 380만주를 180억원에 인수했다. 꾸준히 성장 중인 반도체 테스팅 사업과 함께 바이오를 회사의 신 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지난 4일 덕우전자도 바이오 신사업 추진 소식을 알렸다. 모바일 카메라모듈 부품 전문기업인 덕우전자는 바이오 장비 제조회사 라이브셀인스트루먼트(LCI)를 인수했다. 덕우전자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LCI의 지분 50%를 취득,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알파홀딩스, 이에스브이, 리켐, 동운아나텍 등 지난해 신사업으로 바이오에 뛰어든 코스닥 상장사들이 줄을 이었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의 전체 공시 중 사업확대와 관련된 '타법인주식 취득·처분', '시설투자' 공시는 전년 대비 각각 25.8%, 2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이런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다수의 상장사들이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바이오 사업 진출 계획을 내놨지만 기존 사업과 거리가 멀거나 본 사업이 부진한 기업들도 있었다.
지난 12월 CRM(고객관계관리) 전문기업 한국코퍼레이션은 게놈바이오로직스 아시아퍼시픽을 인수하면서 특수 신약 개발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한국코퍼레이션은 바이오사업 투자를 위해 419억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기존 사업에서는 2017년에 이어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반도체 개발 전문업체 동운아나텍도 바이오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16년 당뇨 진단기기 개발을 착수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기존 반도체 사업 실적을 살펴보면 2017년 매출액은 549억원으로 2016년과 비슷한 수준이나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해 17억원 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액도 35억원에 달했다.
바이오 신사업 진출이 이들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기업마다 다르게 나타났으나 대부분 반짝 상승에 그치거나 미미한 상승으로 마무리됐다. 지난해 말 바이오 사업 진출을 목적으로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선
코센의 경우 단기간에 주가가 두 배 가까이 급등, 이날도 3% 강세를 보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이날 아이텍반도체는 장중 4%대 강세를 보였으나 상승폭을 줄이며 전일보다 50원(0.41%) 상승한 1만2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코퍼레이션은 전일 대비 45원(1.64%) 오른 2795원으로, 2거래일 연속 상승했으나 주가 수준은 지난해 연말 바이오사업 소식이 나왔을 당시와 비슷하다. 전자제품 부품 전문업체
이에스브이도 지난해 4월 바이오사업 진출 소식에 급등해 주당 1500원대까지 올랐으나 지금은 800원대로 내려앉은 상태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제조업체 투비소프트 또한 지난해 최대주주 변경으로 바이오 사업 기대감을 높였지만, 주가는 오름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오히려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바이오로 눈을 돌리는 코스닥 상장사들이 많지만 투자 시작 단계인 경우가 많아 투자로 접근하고 싶다면 발표 이후 실제로 사업이 추진되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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