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지난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중형 세단이 디자인, 파워트레인 변화 등을 통해 부활을 모색하고 있다. 수입브랜드도 신차 출시에 나서면서 중형 세단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이르면 올해 1분기 8세대 신형 쏘나타를 출시할 계획이다. 신형 쏘나타는 현대차가 지난해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선보인 콘셉트카 '르 필 루즈(Le Fil Rouge) 디자인이 반영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혁신적이고 미래를 상징하는 디자인을 적용해 상품성을 높여 과거 베스트셀링카 위상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11월 말리부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으면서 기존 2.0 가솔린 터보 엔진 외에 1.3 가솔린 E-Turbo, 1.6 디젤 엔진을 출시했다. 또한 1분기 내로 하이브리드 모델도 선보여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힐 예정이다. 이번 부분변경 모델에는 업그레이드된 고급형 인포테인먼트와 첨단 ADAS 시스템이 적용됐다. 또한 1.35 E-Turbo의 복합 연비는 14.2km/ℓ, 1.6 터보는 15.3km/ℓ로 효율을 높였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상품성 개선한 'SM6 프라임'을 출시했다. 사진/르노삼성
르노삼성은 지난해 10월, 기존 SM6에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적용하고 인기 사양을 탑재한 'SM6 프라임'을 선보였다. SM6 프라임에는 기존 상위 트림에 적용했던 △7인치 컬러 TFT 클러스터 △LED 라이팅 패키지(LED 퓨어 비전 헤드램프,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LED 전방 안개등) 등이 적용됐다. 하지만 가격은 PE 트림 2268만원, SE 트림 2498만원으로, 기존 PE 2405만원, SE 2636만원보다 인하돼 가격경쟁력을 향상시켰다는 평가다.
수입브랜드도 국내 중형 세단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푸조는 21일 8년만에 풀체인지된 'New 푸조 508'를 국내 출시했다. 기존 정통 세단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쿠페 스타일로 차별화를 꾀했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7월 '파사트 TSI'에 이어 12월 '아테온' 등 잇따라 중형 세단 모델을 선보였다. 폭스바겐 역사 상 가장 아름다운 세단이라는 점과 파격적인 할인혜택 등을 내세워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푸조는 21일 풀체인지 모델 '뉴 푸조 508'을 국내 출시했다. 사진/푸조
'쏘나타'와 기아자동차 'K5', '말리부', 'SM6' 등 중형 세단의 지난해 판매량은 15만6201대로 집계됐다. 전년(19만3601대)에 비해 19.3% 감소했다. K5만 전년보다 27.0% 증가했고 쏘나타(-20.4%), 말리부(-48.8%), SM6(-37.0%) 등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중형 세단의 부진 원인으로 우선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따른 SUV 인기 증가가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레저 문화가 확산되면서 공간 활용성이 좋은 SUV 선호도가 높아졌고 자녀들과 같이 타기에도 편하다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도 "첫 차의 구매시점이 늦어지면서 대형 세단이나 수입차로 넘어가는 추세도 영향을 미쳤다"면서 "최근 50~60대 고객들이 생애 마지막차로 SUV를 선호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현대차 '그랜저'가 중형 세단 시장을 잠식한 점도 거론된다. 그랜저는 2017년 13만2080대, 2018년 11만3101대로 2년 연속 국내 베스트셀링카를 기록했다. 2018년형 그랜저 2.4 모델의 가격은 3048만~3338만원이다. 2000cc 모델 기준 쏘나타는 2219만~2919만원, SM6 2405만~3043만원, 말리부는 3022만~3279만원이다. 가격대가 그랜저와 일부 겹치거나 큰 차이가 나지 않으면서 중형 세단 수요가 대거 그랜저로 넘어갔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형 세단 시장을 놓칠 수 없는 이유는 소형·준중형차의 뒤를 잇는 개인의 첫 번째 내차라는 상징성과 함께 공공기관과 기업·택시 등 B2B시장 규모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SUV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면서 "세단 특유의 편한 승차감과 매력적인 디자인 등의 장점을 부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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