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특판예금으로 곳간이 두둑해지면서 돈 굴릴 곳이 궁해진 은행들이 신사업으로 수익원을 찾고 있다. 캐피털, 카드사 시장이던 자동차할부시장에 뛰어드는가 하면 신용대출 금리도 깎아주고 있다. 여신(대출)에 비해 수신(예금)이 많아지면 '역마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 우리銀, 車할부시장 진출
우리은행은 다음주 자동차 할부금융상품 '우리V오토론'을 출시한다. 지난 2월 신한은행에 이어 은행권에선 두 번째다. 이 상품은 우리카드 고객에 한해 취급수수료, 근저당 설정비 없이 최대 5년간 연 6~7%대에 차량대금을 빌릴 수 있다. 신한은행의 연 6%대 금리인 '신한 마이카대출'은 1개월 반 동안에 216건, 35억원 대출을 유치했다.
금융지주사의 '맏형'겪인 은행들이 '동생'겪인 캐피탈, 카드사의 밥그릇을 넘보는 이유는 한 마디로 '돈'이 되기 때문.
자동차세제지원효과가 올해 들어 사라졌지만 현대기아차의 NF소나타, 르노삼성차의 'NEW SM5'등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신차효과로 자동차 판매대수는 계속 증가세다. 여기에 경기회복세로 작년 13조에 이르는 자동차할부금융시장이 올해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신용대출금리도 팍팍 깎아줘요"
그동안 은행들이 손쉬운 주택담보대출에만 기댄다는 얘기도 옛말.
점심시간에 사람이 많이 모이는 도심에서는 최근 '직장인 신용대출' 팜플렛을 들고 영업활동에 나서는 은행계 모집인을 쉽게 볼 수 있다. 여기에 '금리인하'혜택을 내걸며 신용대출에 나선 은행도 있다.
씨티은행은 지난 5일 은행 거래실적에 따라 대출 금리를 최대 연 2.3%까지 내려주는 "더 깎아주는 신용대출"을 출시했다. 주거래 우대(최대 연1%), 대출/직장 조건 우대(최대 연 1%), 우수 고객 우대(최대 연 0.2%)에 위 조건 중 5가지 이상 충족 고객에게 추가 연 0.1%를 더 인하해 최저 5.5%까지 금리가 낮아진다. 대출 한도는 월 소득 최대16배, 6000만원까지다.
김석민 씨티은행 여신상품부 부장은 “대출고객도 은행거래를 늘릴수록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획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4일 소액 서민대출상품인 '희망둘더하기대출'을 내놨다. 최소 3개월 이상 재직 또는 사업운영 사실이 있는 임시 근로자,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상품으로 만 20세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은행권 상품으로서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이 상품은 초기 대출금리가 13~15%로 높은 편이지만 매년 연장시점에 1년간 연체일 수가 30일 이내인 경우 1%포인트씩 최고 4%포인트까지 금리가 내려간다. 이 경우 대출금리는 최저 9%까지 낮아지게 된다. 대출 한도는 최고 1000만원까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