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900만원 버는 가정도 재난적 의료비 신청가능
지난해 재난적 의료비 신청 '저조', "자격 조건 몰라 못 받았다"
2019-02-11 16:13:28 2019-02-11 18:37:30
[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4인 가구 기준으로 월 900만원을 버는 가구도 정부의 재난적 의료비를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자기 소득에 비해 과중한 의료비로 집을 팔거나 전세금을 깰 정도의 부담이 발생한다면 중산층도 혜택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청사.사진/보건복지부
 
11일 <뉴스토마토>가 파악한 보건복지부의 '재난적 의료비 신청 범위 조정' 내용을 보면 월 소득(4인 가구) 이 927만6000원 이하면 의료비 신청을 할 수 있다. 소득이 가장 많은 가구를 순서대로 나열할 때 정확히 중간에 위치한 가구의 소득은 월 464만1000원이다. 즉 927만원의 기준은 소득이 꽤 많은 가구라도 어쩔 수 없는 피해에 대해서는 의료비 부담의 일정 부분을 정부가 책임진다는 얘기다.
 
재난적 의료비는 과도한 의료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가구에 의료비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로 지난해 7월에 도입했다. 정부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후속조치로 고액 의료비 부담으로 인한 가계파탄의 위험을 예방하고 빈곤 위기 가구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했다.
 
도입 당시 기준으로 삼은 가계의 소득은 중위 소득의 최대 200%다. 즉 464만1000원의 두 배인 927만6000원까지의 소득 가구도 신청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일반적 통념상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재난적 의료비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되지만 실상은 중산층 이상까지 복지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지난해 신청액은 300억원~400억원에 그쳤다. 정부가 당초 연간 예산으로 책정한 1000억원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이런 현상은 시범사업(2018년 1월~6월) 당시 기준중위소득 100%이하를 대상으로 진행한 것이 알려지면서 비롯됐다. 더 많은 소득을 올리는 가구도 신청할 수 있음에도 시범사업의 내용이 기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신청건수가 적었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평균 이상의 소득이 있는 가구 중에서도 질병으로 인해 재난적 의료비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기준 중위소득 200%(2배)가구가 신청이 가능하지만 의료기관 등의 현장에서 이에 대한 안내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신청 대상 요건을 보면 중위소득 100%이하 즉 월 소득 464만1000원 이하 가구는 질환 구분없이 소득대비 과도한 의료비가 발생하면 본인 부담의 50%, 연간 최대 2000만원 한도 내에서 지원을 받는다. 필요시 심사를 거치면 추가로 1000만원 더 의료비 혜택을 볼 수 있다. 다만 미용·성형, 특실·1인실 비용, 사회적입원(요양병원), 효과성 낮고 대체치료법 있는 고가치료 등 지원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의료비는 제외한다.
 
아울러 민간 실손보험을 의료비를 받으면 재난적 의료비 대상 지원에서 제외한다. 하지만 정액보험은 중복으로 받을 수 있다. 실제 발생한 의료비를 주는 실손보험과 달리 정해진 금액만 보장하는 정액보험의 특성상 의료비 외 다른 가치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세종=이진성 기자 jinl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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