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수입 허용한 '대마' 성분 의약품 건보 적용 추진
보건당국, 실무협의회서 논의…의약품 부담 대폭 낮아질 듯
2019-03-09 06:00:00 2019-03-09 06:00:00
[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정부가 오는 12일 수입을 첫 허용한 대마 성분 의약품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상은 미국·유럽 등 해외에서 허가돼 시판 중인 대마 성분 의약품 4종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는 12일 부터 대마 성분 의약품의 수입을 자가 치료 목적에 한해 허용한다고 10일 밝혔다. 사진/뉴시스
 
9일 <뉴스토마토>가 복수의 보건당국 고위 관계자를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은 최근 실무협의회를 진행해 이같은 내용을 검토했다. 특히 수요가 많은 뇌전증 치료제인 '에피디올렉스(Epidiolex)'와 관련한 논의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년치 약값이 평범한 직장인의 연봉과 맞먹는 3600만원(100㎖ 병당 165만원)이나 된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것이 참석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마 성분 의약품을 자가 치료 목적으로 수입·허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해 11월23일 ‘대마 성분 의약품’의 수입을 자가 치료 목적에 한해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데 따른 것으로 오는 12일부터 시행한다. 
 
식약처 고위관계자는 "법률 개정안을 마련할 당시 부터 건강보험 적용을 우선 고려했다"면서 "대마 성분 의약품을 치료 목적으로 허용하고 이를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공급받도록 개정한 것이 그 예"라고 강조했다. 이어 "법률 개정에 따라 앞으로 보험의약품 등재를 추진할 수 있는 희귀의약품센터가 보험 적용을 검토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다른 식약처 관계자는 "보다 안전하고 검증된 치료제를 제공하기 위해 비용이 비싸더라도 의약품에 한정해 수입하기로 결정한 것"면서 "건강보험 적용을 고려해 이같은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대마 단속 48년만에 의약품으로 활용할 길이 열렸음에도, 특히 뇌전증 등 일부 희귀·난치병 환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거셌다. 해외에서 뇌 질환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높았던 대마에서 칸나비디올 성분을 추출해 만든 '대마 오일(CBD오일)'을 수입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가령 대마 오일은 병당 16만원 대 인데 비해 수입을 허용한 같은 성분의 의약품 에피디올렉스의 국내판매가는 병당 165만원에 달해 환자 입장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식약처의 설명대로 건강보험 대상으로 등재되면, 의료비 부담은 '대마 오일'구입 비용 수준으로 줄어든다.
 
복지부 관계자는 "실무협의회에서 이러한 논의를 진행한 것은 사실"이라며 "희귀의약품센터에서 검토 의견이 들어오면 관련기관에서 위원회를 꾸려 절차대로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세종=이진성 기자 jinl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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