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대상이 올해 식자재 유통과 간편식 사업을 강화해 지난해 매출 부진을 만회한다. 무슬림 시장 공략을 위해 8년 전부터 기반을 쌓아 온 할랄 식품 사업도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상은 지난해 3분기 매출액 기준 전체의 약 84.6% 비중을 차지하는 식품 사업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감칠맛미원' 등 미원류 제품은 약 95%의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또 지난 2016년 흡수합병한 대상에프앤에프가 생산하는 김치류 제품도 약 48%의 점유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대상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2조9568억원으로 전년보다 0.4%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판매관리비 감소와 PT미원 인도네시아의 전분당 사업 안정화 등에 따른 영향으로 24.2% 성장한 1202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식품산업은 인구 증가율 둔화로 성장에 제약이 있는 점을 고려해 대상은 최근 수년간 평균 5%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B2B 식자재 유통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대상은 식자재 유통 전문 자회사인 대상베스트코의 흡수합병을 결정했다.
대상은 이번 합병으로 제조 기반의 대상과 유통 기반의 대상베스트코가 각 사의 강점을 극대화해 B2B 시장에서의 지위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상은 대상베스트코와의 합병으로 오는 2023년까지 B2B 사업 부문에서 연 매출 2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합병 전 대상과 대상베스트코의 B2B 사업은 각각 5200억원과 4800억원으로 전체 1조원 규모다.
이와 관련해 대상은 대상베스트코 합병의 준비 단계로 지난 22일 정기주주총회에서 단체급식, 외식 컨설팅, 식음료품 수출입, 도시락과 식사용 조리식품 제조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양사의 합병 기일은 오는 5월1일이다.
대상 종가집에서 출시한 종가반상 국탕류 간편식 4종 제품 이미지. 사진/대상
대상은 1인 가구와 맞벌이 등 증가 추세에 주목해 냉동안주 간편식 브랜드 안주야(夜), 프리미엄 한식 간편식 브랜드 종가반상 등을 운영하는 등 간편식 시장도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론칭한 안주야는 '논현동 포차 스타일', '합정동 이자카야 스타일', '이태원 펍 스타일' 등을 콘셉트로 한 제품으로 구성되며, 현재 전체 안주 간편식 점유율 50% 정도를 차지하면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냉동안주 간편식 시장 규모는 지난해 960억원을 기록한 것에 이어 올해 1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종가반상은 국탕류 간편식 수요가 증가하는 것에 따라 이달 초 '사골 선지해장국', '얼큰 알탕', '전통 순댓국', '곱창전골' 등 4종을 출시했다. 국탕류 간편식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1178억원에서 2018년 2323억원으로 3년 동안 약 97%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말레이시아를 순방 중이던 지난 13일(현지 시각) 양국이 할랄(Halal) 산업에 협력하기로 합의한 것에 따라 관련 식품의 수출 전망도 높아졌다. 앞서 대상은 2011년 2월부터 인도네시아에 할랄 인증 제품 수출을 시작해 시장 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대상은 1973년 국내 최초로 인도네시아에 해외 플랜트를 수출했다. 이후 현지에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제품의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가 진행하는 무이(MUI)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현재 조미김 3종, 시즈닝김 2종, 대두유, 옥배유, 인스턴트커피 등 8개 제품에 대해 할랄 인증을 받았고, 특히 현지 소비자에게 더 친밀감을 주기 위해 인도네시아어로 패키지를 제작한 전용 제품 '마마수카(Mamasuka)' 브랜드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국이슬람교중앙회(KMF) 할랄 인증을 받은 맛소금, 순창 고추장, 미역, 다시마, 양조식초, 물엿, 고구마츄, 홍초, 김, 종가집 김치 등 29개를 포함해 대상이 보유한 할랄 인증 제품은 총 37개다. 대상은 앞으로 더 많은 인증 제품을 확보하고, 유럽, 미국, 중국, 중동 등 국가의 무슬림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시장도 지속해서 발굴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에서 할랄 인증을 받아 판매되는 마마수카 김 제품 이미지. 사진/대상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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