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5세대(5G) 통신의 데이터 사용량과 여론을 두고 이동통신사들의 고심이 깊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5G 요금제 인가 재신청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이용약관심의자문위원회(자문위)를 통과해 기획재정부가 검토 중이다.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요금제를 변경하거나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할 때 반드시 정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요금제 인가는 과기정통부의 자문위 검토와 기재부 협의를 거쳐 최종 인가 여부가 결정된다. SK텔레콤은 지난달 7만원 이상의 요금제로 첫 번째 신청을 한 후 반려되자 5만5000원에 데이터 8기가바이트(GB)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요금제 인가가 최종 결정되면 유사한 요금제로 신고할 것으로 보인다. 인가 사업자가 아닌 양사는 요금제 변경이나 추가 시 정부에 신고만 하면 된다.
이통사들은 5G가 상용화되면 초고화질(UHD) 영상이나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의 콘텐츠 소비가 늘면서 데이터 소비량이 증가해 요금이 LTE(롱텀에볼루션)에 비해 다소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요금이 올라가는 대신 데이터 제공량도 늘어난다. SK텔레콤이 당초 제시 5G 요금제 기준으로 7만5000원 요금제에는 150GB의 데이터가 제공된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향후 약 3년간은 5G와 LTE망을 함께 사용하게 될 것"이라며 "5G는 초기에는 모든 소비자가 아닌 새로운 서비스를 빨리 접하고 싶어하는 얼리어답터 등의 일부 사용자가 타깃"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5G요금 내리는 시민행동' 회원들이 지난 21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인근에서 캠페인을 하고 있다. 사진/참여연대
하지만 데이터 소비량에 따른 요금만 생각할 순 없다. 정부와 소비자, 시민단체들은 통신비 인상에 민감하다.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의 첫 번째 5G 요금제 인가 신청을 반려할 때 해당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냈다. 정부가 이통사의 요금제 인가 신청을 반려했다는 보도자료를 낸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정부가 SK텔레콤에게 중가 요금제도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정부는 지난 2017년 출범 이후 △선택약정할인율 상향(20%→25%) △취약계층 요금 추가 감면 △단말기자급제 활성화 등의 가계통신비 절감 방안을 추진했다.
참여연대는 최근 서울 중구 을지로 SKT 사옥 앞과 광화문 광장에서 요금인가 재반려 촉구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SK텔레콤의 부익부 빈익빈 요금제를 그대로 자문위가 심의처리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SK텔레콤의 요금제대로라면 기존 3만~4만원대 요금제를 쓰던 소비자가 5G를 사용하기 위해 더 비싼 요금을 내거나 5G 서비스 자체를 쓰지 못하게 되므로 정부는 재반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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