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박삼구 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의 부실회계 논란으로 사퇴하자,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개선 MOU를 더욱 강도 높게 진행할 것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강도 높은 재무개선 MOU를 완료하지 못할경우, 다시 자율협약에 돌입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지분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있다. 산업은행이 지분전환을 통해 대주주가 된다면, 결국 아시아나항공도 대우조선해양처럼 매각될 가능성이 크다.
28일 익명을 요구한 아시아나항공 채권은행 관계자는 "재무개선 MOU가 제대로 이행되지 못할 경우,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다시 아시아나항공의 자율협약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재무개선 MOU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자율협약에 돌입할 수 있는 이유는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이 쉽지 않아서다.
최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은 282억원으로 전년대비 -88.5%를 유지했고, 당기순손실을 195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부채비율도 649%로 올랐다. 이 상황에서 신용등급이 BBB-에서 '투기등급'인 BB+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된다면 1조6000억원에 달하는 자산담보부증권(ABS)를 즉시상환해야 하는 이중고에 부딪치게 된다.
재무구조 개선이 어려워지면 채권단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두가지다. 바로 자율협약과 법정관리다. 하지만 법정관리는 '일자리 위기' 등 파장이 크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법정관리를 부담스러워 하니 아무래도 자율협약으로 갈 가능성이 많다"고 설명했다.
자율협약이 진행되면 본격적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된다는 의미이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재무구조개선 MOU는 자율협약으로 가지 못하도록 하는 사전관리 성격의 MOU다. 자율협약에 들어가면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채권회수를 유예하고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대우조선처럼 아시아나항공을 지분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자율협약이 진행된다면, 지분전환 가능성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다만, 이제 막 대우조선을 매각한 산업은행이 다시 아시아나항공을 지분전환하기에는 부담스러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을 지분전환한다는 것은 결국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가 된다는 뜻이다. 즉, 대우조선해양처럼 아시아나항공도 매각의 전초 단계로 돌입하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자율협약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 추진하고 있는 재무구조개선 MOU를 제대로 이행해야 한다. 현재 산업은행은 재무구조개선 MOU를 한층 더 강화할 것을 시사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수준의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채권은행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이 시장에서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산업은행이 경영권에 대한 자율성을 박탈하는 방안도 강구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 경영에 책임을 지고 퇴진하기로 결정한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 모습.사진/ 뉴시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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