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알뜰폰 사업자들이 데이터 무제한 출혈 경쟁에서 벗어나 맞춤형 요금제로 가입자 확보에 나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알뜰폰 사업자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3만2000~3만3000원에 선보였던 데이터·음성·문자 무제한의 요금을 3만6000원대로 복귀시켰다. 데이터는 사업자에 따라 월 10~11기가바이트(GB)가 제공되며 소진 시 제한된 속도로 이용할 수 있다. 주요 사업자들은 무제한 요금제 경쟁을 프로모션이라고 하기엔 다소 긴 약 6개월간 펼쳤다. 지난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요금제를 개편하며 요금을 낮추고 각종 할인 혜택을 추가한 영향이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음성 무제한 요금제를 3만원 초반대에 판매하면 사실상 이윤은 포기하는 셈"이라며 "지난해부터 출혈 경쟁을 펼치다가 가격이 다소 정상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KT엠모바일 모델이 세븐일레븐 매장에서 판매하는 'LTE 후불 유심'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KT엠모바일
알뜰폰 사업자들은 무제한 요금제의 가격을 다소 올렸지만 타깃형 요금제를 냈다. 데이터나 음성 중 한 쪽으로 특화하고 가격을 더 낮췄다. CJ헬로는 데이터를 많이 쓰는 소비자를 위해 월 2만900원에 데이터 10GB, 음성 100분, 문자 100건을 제공하는 요금제를 내세웠다. 음성보다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는 10대가 타깃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음성·문자가 무제한이지만 데이터는 2GB가 제공되는 1만9690원의 요금제도 있다. 이는 데이터 사용량이 적은 소비자가 타깃이다. KT엠모바일도 유사한 LTE 실용 15GB+ 요금제(2만5300원, 15GB 소진후 속도 제한, 음성 100분)와 실용 보편요금제(데이터 5GB, 음성 무제한)를 내세웠다. 미디어로그(유플러스 알뜰모바일)는 유심 최강가성비(1만9800원, 10GB, 음성 100분), 유심 통화많이(1만5300원, 1.5GB, 3000분) 등의 요금제로 가입자 확보에 나섰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올해 망 도매대가 협상에 5G 요금제도 포함시켜 줄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원칙적으로 5G를 도매대가 협상 대상으로 요구는 하겠지만 알뜰폰에 5G가 도입되는 것은 다소 회의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알뜰폰을 찾는 소비자들은 경제적으로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목적인데 단말기와 요금제 가격이 LTE(롱텀에볼루션)보다 비싸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LTE를 쓰는 것처럼 5G의 전국망이 구축되려면 향후 수년은 걸릴 것"이라며 "아직 LTE에서도 제공되지 않는 요금제도 있고 현재 나온 5G 단말기의 가격이 높아 경제성을 중시하는 알뜰폰 사용자들에게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망 도매대가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이통사들로부터 망을 빌려쓰는 대가로 지불하는 돈이다. 상대적으로 협상력이 약한 알뜰폰 사업자들을 대신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망 의무제공사업자인 SK텔레콤과 매년 협상을 벌인다. 과기정통부는 알뜰폰 사업자들의 지난해 영업보고서 검토가 마무리되는 4월말~5월초에 올해 망 도매대가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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