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북러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비선의적 태도'를 지적하고 향후 미국의 태도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얼마 전 진행된 2차 조미(북미) 수뇌(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일방적이며 비선의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최근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정세가 교착상태에 빠지고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위험한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은 전적으로 미국의 차후 태도에 따라 좌우될 것이며 모든 상황에 다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회담에서 (북러) 쌍방은 서로의 이해와 유대를 더 밀접히 해나가며 지역의 평화와 안전보장을 위한 전략적인 협동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다"며 "최고령도자 동지께서는 푸틴 대통령이 편리한 시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방문할 것을 초청하시었으며, 초청은 흔쾌히 수락되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낮 단독회담을 시작으로 확대회담과 만찬까지 5시간을 함께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단독회담에서) 두 나라 최고령도자들께서는 새 세기를 지향한 조로(북러) 친선관계 발전을 추동하기 위한 구체적 방향과 조치들에 대하여 합의하시었다"며 "당면한 협조 문제들을 진지하게 토의하고 만족한 견해일치를 보았다"고 전했다. 또한 "조선반도 정세와 국제관계 분야에서 나서는 여러 문제들에 대하여 서로의 견해를 공유하고 공동으로 정세를 관리해나가기 위한 솔직하고 기탄없는 의견을 나누시었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회담 종료 후 진행된 만찬에서 전통적 우호 친선 관계를 과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전략적 결단을 지지한다고 밝히며 향후 북러 간 연대 강화를 예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만찬 축하연설에서 "러시아는 조미(북미)대화 실현과 북남관계 개선을 위한 지도부의 노력을 지지한다"며 "러시아는 조선반도에서의 긴장을 해소하고 동북아시아지역 전반에서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하여 계속 호상 협력해나갈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도 답례연설에서 "우리 인민은 연대와 세기가 바뀌어도 조선해방의 위업에 고귀한 생명을 바친 러시아 인민의 아들딸들의 숭고한 국제주의적 위훈을 잊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전통적인 친선관계를 새로운 높이에서 새 세기의 요구에 맞게 끊임없이 강화 발전시켜나가는 것은 공화국 정부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며 전략적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25일(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확대정상 회담 후 열린 연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칼 선물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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