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가 올해 5세대(5G) 통신 기지국과 재난망 등 설비투자에 3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당장 수익성이 둔화될 수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진행해 5G 및 자사 네트워크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윤경근 KT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3일 진행된 1분기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5G 상용화로 기지국 투자가 집중되고, 통신국사 등급조정 등 재난망 설비투자 확대로 올해 설비투자(CAPEX)는 3조3000억원이 집행될 계획"이라며 "1분기까지 설비투자는 올해 16.7% 수준인 5521억원이 집행됐다"고 말했다.
5G를 위한 투자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불가피한 것으로 전망했다. 윤 전무는 "기존 사업은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 하거나 효율적 투자를 통해 규모를 축소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면서 "5G는 주파수 특성과 네트워크 특성상 이전 세대 대비 설비투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고, 우리는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T CAPEX 추이. 자료/KT
KT는 지난달 29일 기준 5G 스마트폰 가입자 26만명 가운데 10만명을 확보하며 경쟁사 대비 우위를 기록했다. 커버리지 확대 등 선제적 투자를 통해 가입자 확대를 지속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확대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관측됐다. 윤 전무는 "현재 5G 가입자 가운데 월 8만원 이상 고가요금에 가입한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한다"며 "초기 ARPU는 긍정적인 상황이고, 이 영향으로 하반기 무선 매출 및 ARPU의 턴어라운드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5G 스마트폰 보급률을 10%로 전망했다. 그는 "연말까지 스마트폰 가입자 가운데 10%를 5G 고객으로 가져가는 것이 목표"라며 "5G 커버리지가 확대되고, 5G 단말 확대에 따라 목표 추이가 달라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KT는 케이블TV 인수 등 다방면에서 미디어 부문 경쟁력 제고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경쟁사인 SK텔레콤이 티브로드와 합병을 추진 중이고,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를 통해 몸집 불리기를 시도하고 있다. 국회의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으로 KT가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지만, 다양한 시나리오별로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얘기다. 윤 전무는 "장기적으로 케이블TV 인수 포함한 경쟁력 강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유튜브·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고객 맞춤형 콘텐츠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윤 전무는 "글로벌 OTT 침투에 대해 위협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국내 소비자의 콘텐츠 선호도와 IPTV 이용 패턴을 고려할 때 OTT와 IPTV는 상호 보완적으로 성장할 것이고, 우리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KT는 이날 연결기준 1분기 매출액 5조834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 늘어난 4021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시장 예상치(컨센서스) 수준에 부합했고, 영업이익은 3500억원대로 예상됐던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특히 지난 2017년 2분기 영업이익 4473억원을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4000억원을 돌파했다. 부문별로는 미디어·콘텐츠사업이 순항했다. IPTV 가입자는 1분기 기준 800만명을 돌파했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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