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관세부과를 놓고 미중 양국이 무역전쟁에 버금가는 갈등을 빚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성공 예감"을 언급하며 향후 협상전망을 낙관하는 발언을 했다. 내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회동 계획이 언급된 것도 합의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만찬 중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2주 전 중국에서 무역협상을 마치고 돌아왔다는 점을 언급하며 "우리는 그것(무역협상)이 성공적이었는지 여부를 3∼4주 내에 여러분들에게 알려줄 것"이라며 "나는 그것이 매우 성공할 것이라는 예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 중 2000억달러(약 240조원) 상당의 물품 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상향 조정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는 325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대해서도 25%의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대중 관세 인상에 맞서 중국도 내달 1일부터 6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맞대응에 나섰다. 보복 관세가 부과되는 품목은 총 5140개 품목이며 이중 25% 관세 부과 품목은 2493개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분위기 전환에 나선 모양새다. 미국은 지난 10일 관세율을 상향 조정하면서 추가 관세대상을 '당일 이후 중국에서 출발한 화물'로 정했다. 중국에서 출발한 화물이 미국에 도착하는 3~4주 정도의 기간을 협상 마지노선으로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역시 이날 발표한 보복조치 시행 시기를 내달 1일로 설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언대로 미중 간의 협상이 순탄히 끝난다면 관세를 둘러싼 양국 갈등은 진정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의 회담 전 기자들을 만나 "우리(미중 정상)는 G20에서 만날 것"이라며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언급했던 325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상품 관세부과에 대해서도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합의 여지를 남긴 바 있다. 미중 양국은 인상 관세율 적용 시기를 여유있게 두며 시간을 벌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을 만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실무진 논의를 거쳐 내달 28~29일 G20 회의에서 최종 담판을 마무리짓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협상이 완료될 때까지 미중 간 신경전은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시정하기 위해 관련 법률의 법제화 계획을 합의문에 명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중국)이 우리와의 협상을 깨고 재협상하려 했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이에 대해 중국 측 협상대표인 류허 부총리는 지난 10일 워싱턴D.C.에서 진행된 협상 후 "원칙적인 문제들에 대해 양보할 수 없다"고 맞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회담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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