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말 예정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국을 방문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교착상태에 놓인 '한반도 비핵화 협상'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6월 하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 참석 계기에 방한할 예정"이라며 "두 정상은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과 한미동맹 강화 방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은 2017년 11월7일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한미 정상회담은 지난 4월11일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 이후 약 2개월 만이며, 문 대통령 취임 후 8번째다.
G20 정상회의가 다음 달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점 등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시기는 28일 이전, 혹은 29일 이후로 열려있는 셈이다. 우리 정부는 28일 이전, 미국 정부는 29일 이후를 선호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방한 형식과 기간 등에 대해서는 지금 단계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없다"면서 "앞으로 한미 간 외교경로를 통해서 협의해 나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을 아꼈다.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4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발사체 등을 잇달아 발사하면서 한반도 분위기가 다소 냉랭해진 측면이 있으나, 한미 회담을 발판삼아 남북 간에도 대화 모멘텀을 충분히 살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편 청와대가 한미 정상회담을 40일 가까이 남겨두고 회담 개최 확정소식을 조기 공개한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 측은 "양국 간 협의로 확정했기 때문에 굳이 발표를 미룰 이유가 없었다"고 설명했지만, 북측에 보내는 일종의 메시지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다시 대화에 나서라'는 시그널이라는 것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지난 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 대통령은 이미 4차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했고, 지난 9일 취임 2주년 특집 대담에서도 "지금부터 북한에 적극적으로 회담을 제안하고 대화로 이끌어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11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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