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생존방안 '개방형 혁신전략' 강력 드라이브
3월부터 매월 1건씩 미래차 기술보유 기업 전략 투자
"시장 판도 주도하는 게임체인저로 도약할 것"
2019-06-11 06:00:00 2019-06-11 06:00:00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개방형 혁신전략'이 상당히 속도를 내고 있다. 개방형 혁신전략은 정의선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강조해 온 것으로 현대차는 최근 미래자동차 기술 보유 기업에 대한 전략 투자를 잇따라 단행하고 있다.
 
10일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미래 기술 기업에 투자한 건수는 총 4건이다. 차량 호출 서비스(카헤일링)부터 스마트 모빌리티, 고성능 전기차, 커넥티드카 등 분야도 다양하다. 
 
우선 현대차는 지난 3월 인도 카헤일링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 ‘올라(Ola)’에 2억4000만달러를 투자했다. 기아자동차(6000만달러)까지 합하면 투자 규모는 총 3억달러로 지난해 현대·기아차가 동남아 최대 모빌리티 기업 ‘그랩’에 투자한 2억7500만달러를 넘어 역대 외부 기업 투자 기록을 세웠다. 
 
지난 4월에는 네이버 최고기술경영자(CTO) 출신 송창현 대표가 설립한 스타트업 ‘코드42(CODE42.ai)’에 전략 투자했다. 코드42는 네이버, 카카오 출신의 핵심 기술 인력들이 창립 멤버로 대거 합류한다는 소식으로 설립전부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전기차 업체 ‘리막 오토모빌리’에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현대차는 리막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내년 고성능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 프로토타입 모델을 선보여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다는 목표다. 리막은 현재 고성능 하이퍼 전동형 시스템 및 EV 스포츠카 분야에서 독보적인 강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가 올해도 미래 기술 보유 기업에 대한 전략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오른쪽), 바비쉬 아가르왈 올라 CEO. 사진/현대차
 
이달 10일에는 이스라엘의 차량 탑승객 외상 분석 전문 스타트업 ‘엠디고(MDGo)’에 전략 투자했다. 현대차는 엠디고와 미래 커넥티드카 관련 의료 서비스 개발에 나서 향후 차량 사고 발생 시 탑승자의 부상 상황을 예측해 정확한 초기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가 미래 기술 보유 기업에 적극 투자하는 이유로는 급변하는 미래 자동차 흐름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고 나아가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정체되면서 생존을 위한 혁신을 시도하는 것으로도 분석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앞으로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제조업의 추격자 중 하나’가 아니라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시장의 판도를 주도해 나가는 게임체인저’로 도약할 것”이라며 “올해가 새로운 도약의 원년”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특히 ‘리막’과의 협업을 통해 클린 모빌리티(Clean Mobility)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올라’와 협력하면서 차량 개발 및 판매에서 모빌리티 서비스 등 차량 공유경제까지 아우르는 업체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현대차는 순혈주의 등 보수적인 기업문화가 강했지만 정의선 시대로 바뀌면서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면서 “자동차 시장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개방형 혁신을 통해 해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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