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임시총회 정족수 조작에 관한 경찰 조사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정족수 조작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법적으로 이 단지의 시공사 지위를 확실하게 되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반포3주구에 깃발을 꽂아야 하는 상황이다. 반포에 아직 단독으로 아이파크를 세우지 못했는데 이 사업을 계기로 반포에서 입지를 다져나갈 계획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 주공1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13일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반포주공3주구의 정족수 조작 사건에 관한 경찰 조사에 대해 "결과를 차분히 기다리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정족수 조작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지난 1월 재건축조합의 임시총회에서 의결된 HDC현대산업개발의 시공자 지위 박탈은 무효가 된다. 회사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완전히 시공사 지위를 되찾을 수 있다. 회사가 경찰 조사 결과에 촉각을 기울이는 건 이 때문이다.
이 단지는 HDC현대산업개발에게는 사업적으로 의미가 크다. 반포동에 아직 자사의 브랜드 아파트 아이파크를 세우지 못한 HDC현대산업개발은 반포3주구에서 시공사 지위를 유지해 반포에 들어서려 하고 있다. 이 일대에 진입해 브랜드파워를 높이고 앞으로 반포 내에서 추진하는 재건축 사업에 뛰어들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반포구에서 추진 중인 재건축단지는 신반포2차, 신반포4차, 미도1차, 삼호가든5차 등이 있다.
아울러 이외의 서울 지역에서도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회사 관계자는 "반포3주구는 반포라는 상징성 때문에 중요하다"라고 언급했다. 공사 규모도 약 8000억원에 달해 입지를 탄탄히 다질 수 있는 곳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다만 경찰 조사 결과 정족수 조작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도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 지위를 잃을 가능성이 전무한 건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반포3주구의 조합원 일부는 지난해 열린 시공사 선정 총회 자체를 취소해달라는 가처분을 법원이 기각한 것에 대해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논란이 남는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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