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규제 통과' 수입차, 하반기 파상공세 ‘예고’
BMW·아우디 등 잇따라 WLPT 인증 마무리…신차 물량공세로 대전환 노려
2019-06-18 06:00:00 2019-06-18 06:00:00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올해 하반기 수입차 업체들의 파상공세가 예고되고 있다. 
수입차의 경우 지난해 연말부터 국제표준시험방식(WLTP) 환경 규제 인증이 강화되면서 신차 출시가 지연된 데다 기존 인기모델 재고가 소진되면서 올 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규제 인증을 통과하면서 신차를 앞세워 대대적인 물량공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WLTP 환경 규제 강화로 수입차들이 인증 통과에 어려움을 겪은 여파로 올해 신차 출시가 늦어지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아우디는 지난 4~5월 두 달 연속 한 대도 팔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판매하던 ‘A6 40 TFSI’ 모델이 다 팔린 데다가 WLTP 인증이 완료되지 못하면서 판매할 차량이 없었기 때문이다. 올해 5월까지 판매량도 1147대에 불과했다. 지난해 4월, 2년만에 국내 시장에 복귀해 8개월 동안 1만5390대로 업계 4위에 오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러나 BMW는 지난 3월, 아우디는 지난달에 인증이 마무리되면서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신차를 출시할 태세다. 아우디는 이르면 내달부터 ‘A3’와 ‘Q7’ 등이 사전계약에 돌입하며, 대표 모델인 ‘A6’도 3분기 출시 가능성이 점쳐진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출시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다”면서도 “상반기 실적이 좋지 않았던 만큼, 빠른 시일 내 다양한 신차 라인업을 선보여 판매 회복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2019년형 아테온 모습. 사진/폭스바겐
 
폭스바겐도 지난해 12월 출시했던 중형 세단 ‘아테온’이 내부 인증 프로세스 등의 문제로 고객 인도가 지연되면서 4월 판매량은 ‘0대’에 그쳤다. 인증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고 지난달 13일부터 공격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전개해 5월 실적은 673대를 기록했지만 아우디와 마찬가지로 전년 대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폭스바겐은 하반기 소형 SUV ‘티록’을 내세워 판매 실적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주요 수입차 업체들도 간판 모델을 내세우면서 향후 수입차 시장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BMW는 오는 27일 플래그십 세단 ‘뉴 7시리즈’를 출시한다. 지난 3일부터 사전계약을 시작했으며, 뉴 7시리즈에 탑재된 모든 엔진은 새로운 배기가스 배출 기준인 유로6 규정을 충족한다. 
 
이번 뉴 7시리즈는 기존 모델보다 차체 길이가 22mm 늘어나 더욱 여유롭고 편안한 공간을 제공하며, 키드니 그릴도 50%가량 커져 웅장함을 더했다. BMW는 지난해 하반기 40차례가 넘는 주행 중 화재 사고와 대규모 리콜 여파로 판매가 급감했다. 지난해 7월(3959대) 이후 월별 판매 3000대를 넘지 못하다가 올해 4월(3226대)부터 다시 회복세를 보였다.
 
BMW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화재 사고 여파 등으로 별다른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올 초 신형 3시리즈 출시를 계기로 실적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면서 “3시리즈와 7시리즈는 5시리즈와 함께 BMW를 대표하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올해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BMW는 그 외에도 하반기 뉴 8시리즈 쿠페·컨버터블·그란쿠페, 뉴 M8 쿠페·컨버터블, 뉴 X3 M, 뉴 X4 M, 뉴 1시리즈, 뉴 X6 등 물량공세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BMW 뉴 7시리즈 모습. 사진/BMW
 
볼보도 하반기 신형 'S60'를 선보인다. 볼보 S60는 국내에서는 준중형 세단으로 분류되지만 일반적으로 BMW 3시리즈, 벤츠 C클래스, 제네시스 G70 등과 경쟁하는 모델이다. 볼보는 최근 디젤 엔진의 인기 하락을 반영해 S60에 디젤 모델은 없애고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한다.
 
볼보는 지난해부터 SUV 라인업인 ‘XC Range(XC40, XC60, XC90)’를 내세워 인기몰이를 하면서 5월 누적 판매는 4358대로 전년 대비 25.8% 증가했다. S60이 세단 시장에서 선전한다면 올해 목표인 1만대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포드는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 대형 SUV ‘익스플로러’ 신형을 공개할 예정이다. 정재희 포드코리아 대표는 지난달 28일 열린 링컨 ‘노틸러스’ 출시 행사에서 “기존에 확보한 익스플로러 물량은 거의 소진됐으며, 판매 공백이 없도록 신형 모델 출시를 최대한 앞당기려고 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익스플로러는 지난 2017~2018년 수입 SUV 판매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 모델이다. 지난해 12월 현대차 ‘팰리세이드’ 출시 이후 대형 SUV의 주도권이 넘어갔지만 신형 익스플로러로 되찾는다는 각오다. 
 
벤츠는 수입차 1위 수성을 위해 하반기에도 다양한 라인업을 내세운다는 계획이다. 특히 전기차 브랜드 EQ의 최초 순수전기차 ‘더 뉴 EQC’를 비롯해 A클래스 세단, 프리미엄 SUV ‘더 뉴 GLE’ 등을 연내 출시한다. 
 
한편, 수입차 업체들의 공격적인 신차 출시가 국내 완성차 업체에는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경우 내수 점유율이 높은데다가 수입차와 맞상대할 수 있는 라인업을 갖췄다”면서 “다만 르노삼성이나 한국지엠의 경우 신차 부재로 판매량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말 서울모터쇼에서 공개된 벤츠 A클래스 세단. 사진/벤츠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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