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계동의 한 대형 베이커리. 커피와 빵을 즐기기 위해 젊은 세대들이 주로 찾는 이곳에 목에 카메라를 건 직원들이 바삐 움직인다. 넥밴드형 블루투스 이어폰과 유사한 모양의 이 기기는 스타트업 '링크플로우'가 내놓은 목에 거는 360도 카메라 '핏 360'이다.
핏 360은 전방에 2개, 후방에 1개의 카메라로 구성됐다. 핏 360이 촬영하는 4K UHD(초고화질) 360도 영상은 기기에서 보정 작업을 거쳐 와이파이로 연결된 KT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리얼 360'으로 실시간 전송된다. 고화질 영상의 촬영과 보정을 위해 핏 360은 퀄컴의 스냅드래곤 835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로 탑재했다.
KT 모델들이 안국역 인근 베이커리에서 목에 핏360을 착용하고 360도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KT
직원이 목에 핏 360을 걸고 베이커리를 나와 안국역 방향으로 이동하며 360도 영상 촬영을 시작했다. 영상은 기기와 와이파이로 연결된 5G 스마트폰의 리얼 360 앱을 통해 나타났다. 스마트폰의 화면을 터치하며 직원의 뒤를 따라가는 기자들의 모습과 앞쪽에 나타나는 안국역 인근의 모습을 함께 볼 수 있었다. 리얼 360이 수신한 고화질 영상을 기반으로 그룹통화나 생중계(라이브 스트리밍)를 할 때 5세대(5G) 통신망이 필요하다. 고화질의 영상을 실시간으로 끊이지 않게 전송해야 하기 때문이다.
직원이 친구 2명에게 전화를 걸어 그룹통화를 시도했다. 스마트폰 왼쪽 상단에 연결된 친구들의 모습이 나타났다. 친구들은 핏 360을 통해 보이는 360도 영상을 자신의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해 돌려가며 볼 수 있다. 셀카를 찍듯이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통화하고 싶으면 휴대폰의 전면 카메라로 전환할 수 있다. 그룹통화 도중에 문자로 채팅도 할 수 있다. 화면 하단의 입력 창에 문자를 써넣자 입력창 바로 위에 메시지가 그룹통화 화면에 나타났다. 그룹통화는 최대 4명까지 가능하다.
안국역을 찍고 다시 베이커리로 돌아가는 길에는 생중계를 시연했다. 360도 영상 생중계는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가능하다. 직원이 유튜브에서 생중계를 시작하자 핏 360에서 촬영 중인 화면이 유튜브를 통해 중계됐다. 5G망을 통해 고화질 영상이 전송돼 중계 화면을 보는데 불편함은 없었다. 화면 상단의 공유버튼을 누르면 유튜브 생중계를 볼 수 있는 링크를 친구에게 보낼 수 있다.
링크플로우의 넥밴드형 360도 카메라 핏 360과 KT의 리얼 360 앱을 통해 그룹 통화를 하는 모습(왼쪽)과 유튜브 생중계를 하는 화면. 사진/박현준 기자
KT는 핏 360과 리얼 360 앱이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는 1인 크리에이터들에게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했다. 성은미 KT 5G 서비스 담당 상무는 "10~20대에게 영상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은 하나의 놀이가 됐다"며 "핏 360은 자동 보정이 돼 별도의 장비가 필요없고 스마트폰의 사각이 아닌 360도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KT는 국내 360도 영상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먼저 경쟁사들과 제휴를 맺고 내년말까지 핏 360과 연동해 영상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통신사를 통하지 않고 기기만 따로 구입도 가능하다. 또 리얼 360 앱이 핏 360외에 다른 기기도 수용할 수 있도록 고도화해 영상 플랫폼으로 진화시킨다는 방침이다.
핏 360을 제작한 링크플로우의 김용국 대표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도 공략하며 기존 액션카메라 시장의 일부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김 대표는 "2020년초에 일본, 말에 미국에 진출할 계획"이라며 "현재 전세계 액션카메라 시장의 규모는 약 3조원이며 고프로가 1조1000억원 정도를 차지하는데 그중 일부를 360도 영상이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오는 28일부터 자사 직영 온라인몰에서 핏 360을 판매한다. 소비자 가격은 79만2000원이다. KT는 출시를 기념해 7월 한 달간 9만9000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제휴카드 할인(전월 실적 30만원, 24개월 할부납 기준)을 받으면 36만원이 추가로 할인된다. 여기에 할부 수수료를 더한 최종 구매가는 37만6368원이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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