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신약 개발 막바지 단계에 기대감을 모으던 에이치엘비와 메지온이 연일 폭락한 주가에 최악의 한주를 보냈다. 신약 개발 성공 여부를 가르는 결정적 지표인 임상 3상 결과에 대한 불안감이 조성된 가운데 미흡한 임상 결과를 인정하거나, 불안감을 불식시키지 못한 탓이다.
지난 28일 에이치엘비와 메지온의 주가는 이틀 연속 폭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에이치엘비는 27일부터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했고, 메지온 역시 하한가에 가까운 주가 흐름을 연일 보였다.
이에 따라 양사 주가는 불과 이틀 만에 반 토막이 났다. 지난 26일 72000원이던 에이치엘비의 주가는 이날 35300원까지 추락했고, 11만4900원이던 메지온 역시 6만3000원으로 주저앉았다. 올 하반기 결과 공개를 앞두고 그동안 양사 주가 상승 원동력이 됐던 신약 임상 3상이 불확실성을 키우며 '양날의 검'으로 작용했다.
지난 26일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 탑라인 결과를 발표한 에이치엘비는 통계분석이 완료되지 않은 점을 이유로 구체적 수치가 발표되지 않아, 결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들이 높아졌다.
이어 27일 진양곤 회장이 직접 기업설명회에 나서 "1차 유효성평가지수인 전체생존기간(OS)이 내부 임상 목표에 도달하지 못함으로 인해 이번 임상치로는 허가 절차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내부적인 판단"이라는 입장을 밝히자, 주가는 하한가로 직행했다. 장 시작과 함께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진 에이치엘비 주가는 이날 소규모 추가 임상 소식 등에도 꿈쩍없는 모습을 보였다.
단심실증 치료제로 유데나필을 개발 중인 메지온은 아직 임상 3상 탑라인 결과 발표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임상 실패 루머에 에이치엘비발 불확실성 가중으로 악재가 됐다. 회사 측이 관련 루머에 대해 일축하며 28일 박동현 대표가 직접 나서 일반투자자 대상 기업 설명회를 열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박 대표는 설명회를 통해 "(임상 결과를)제일 먼저 아는 것은 나와 미국 총괄 담당인데 근거없는 이야기를 믿지 말라"며 "소문을 아무것도 믿지 말고 회사가 가장 먼저 알리겠다"라며 재차 루머를 일축했다. 하지만 질의응답 시간에 박 대표가 '리스크 없는 신약개발 회사가 어디있나', '(신약 개발 성공은) 하느님만 알 수 있다' 등의 발언과 자료 오차 등에 대한 질문에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면서 오히려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의 경우 성공률만 놓고 보면 지극히 낮은 만큼 특정 기업의 성과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지만, 두 기업 모두 하반기 기대를 모으던 임상 기대주들이었던 점에서 낙폭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라며 "아직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보유하지 못한 바이오기업들의 신약 성과에 지나치게 기대감을 갖는 투자심리도 과도한 하락폭의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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