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2일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경영권 다툼의 불씨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변수가 될 수 있는 사안으로 재계 안팎이 들썩인다. 롯데그룹은 이날 신 명예회장이 건강 검진 차원에서 입원했다며 무리한 관측이 번질 것을 차단했다.
신 명예회장은 지난달 19일 거주지를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월드타워에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로 옮긴 후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거주지를 이동하면서 몸이 약해져 식사도 못 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병세가 있는 것이 아니라 검진 차원에서 입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롯데호텔 신관 34층에 집무실과 거처를 두고 지낸 신 명예회장은 2017년 8월 해당 건물이 전면 개·보수에 들어가면서 지난해 1월 롯데월드타워 49층에 입주했다. 이후 지난해 8월 롯데호텔 신관이 이그제큐티브타워로 개·보수되자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신 명예회장이 소공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신 명예회장의 한정후견을 담당하는 사단법인 선은 신 명예회장의 거주지와 관련해 법원에 직권 판단을 요청했다. 서울가정법원은 지난해 10월 롯데월드타워 현장검증과 출장조사 등을 진행했고, 그해 11월 신 명예회장의 거주지를 롯데호텔로 변경하라고 판단했다.
사단법인 선은 신 명예회장에 대한 롯데월드타워의 의미와 건강상의 이유 등을 들어 롯데월드타워에 계속해서 거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내면서 법원에 심문기일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결국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 명예회장의 건강악화로 관련 거주지 분쟁을 비롯한 형제간 다툼이 재발할지 관심이 쏠린다.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지난해 10월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롯데 오너가 비리 관련 선고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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