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인천시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가 좀처럼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인천시 상수도 직원 수는 최근 10년간 3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적수 사태가 단순한 노후 관로 문제가 아닌 예고된 인재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3일 국가상수도정보시스템에 공개된 ‘2017년 상수도 통계’를 보면 2007년 866명에 달했던 상수도 직원 수는 2017년 609명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감소 비율로 보면 -29.7%로 약 -30%에 이르는 수준이다.
특히 눈 여겨 볼 부분은 기술직 직원 수의 감소 폭이다. 2007년 575명을 기록했던 상수도 기술직 직원 수는 2017년 251명까지 감소했다. 감소 비율은 -56.3%로 절반 넘게 줄어든 셈이다.
반면, 행정직 직원 수는 2007년 105명에서 2017년 110명으로 소폭이나마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상수도 업무와 관련해 예전에는 검침하던 인력을 민간 위탁으로 돌려 직원 수가 줄어든 것도 있고, 배수지나 가압장의 경우에 3교대 근무 인원을 자동화 시스템으로 바꿔 인력이 점진적으로 축소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인천시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나라 전국 상수도 직원 현황을 봤을 때 그 수는 꾸준히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2007년 전국 상수도 직원 수는 1만3767명에 달했지만 2017년 그 수는 1만1231명으로 -18.4% 감소했다.
이 역시 행정직 직원 수는 1904명에서 2173명으로 14.1% 증가한 반면, 기술직 직원 수는 8977명에서 5675명으로 -36.8% 감소했다.
행정직 직원 수의 경우 부산시가 51.3%로 가장 높은 증가률을 보였고, 기술직 직원 수는 대전시가 -51.2%로 가장 많이 감소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수도 직원 수 감소, 특히 그 중에서도 기술직 직원 수 감소가 전문성 부족을 야기해 최근 벌어지고 있는 적수 사태의 중요한 원인이 됐다고 지적한다.
현인환 단국대 명예교수는 “이번 사태를 두고 단순히 노후 수도관만의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제도와 예산 특히 전문 인력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인천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직원들의 전문성을 높여 재발 방지에 힘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상수도본부에 교육전담팀을 신설해 민간기업을 뛰어넘는 전문 인력을 양성할 방침”이라면서 “교육 프로그램은 법정교육 외에도 급수·요금·정수운영·시설물관리 등 세부 업무별로 실무형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인천시는 상수도 분야 전문기술 직렬을 신설, 행정직 중심인 상수도본부를 인적으로 쇄신한다. 전문직렬의 지속 증원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물 안심 인력풀 구성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문보직제도 확대 등을 통해 근무 선호 여건도 마련한다. 특히 인천시는 1명의 특정 직원만 전문보직제로 지정하던 것을, 팀 단위로 지정해 1명에게 쏠리는 의존도를 분산할 방침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지난달 23일 인천 서구 공촌정수장을 방문해 수돗물 정상화 관련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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