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소개로 2012년 윤대진 검찰국장 친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을 만난 것으로 지목된 이남석 변호사가 입을 열었다. 이 변호사는 9일 <뉴스토마토>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자신이 윤 전 서장을 만난 것은 맞지만 동생인 윤 국장 소개로 만났다고 거듭 확인했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당시 윤 국장은 범죄에 연루된 윤 전 서장과 사이가 매우 좋지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친형 일이니 걱정은 많이 되고, 현직에 있는 본인이 나설 수 없으니 인간적으로 믿을 수 있는 이 변호사를 소개했다고 이 변호사는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당시 윤 전 서장을 용산세무서에서 몇 차례 만났는데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윤 서장님 같은 경우에는 대인기피, 우울감, 불면증 그래서 계속 죽고 싶다는 말을 했다”면서 “(윤 전 서장이)돌발 행동을 할까 그게 제일 걱정됐다. 선임을 하고 무혐의가 나더라도, 기소가 되든 구속기소가 되든 사람이 살고 볼일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와 윤 국장, 윤 후보자 설명대로라면, 윤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본인은 '윤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적이 없다'고 한 것은 사실대로 답한 셈이다. 이 변호사는 당시 변호사로서 사건을 수임하기 위함이 아닌 윤 국장 후배 자격으로 '돌발행동'이 우려되는 윤 전 서장을 만난 것으로 보인다
이 변호사와의 전화 인터뷰 전문을 공개한다.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이 지난해 11월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검사 인사제도 혁신 방안’을 발표하기 전 머리를 손으로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우진 전 서장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 ‘윤석열 소개’라고 적었나.
▲사실 그때 문자를 왜 그렇게 보냈는지는 정확히는… 사실 그때 문자 내용이 뭔지 잘 모르겠다. 그런데 제가 먼저 (윤 서장에게)전화를 드리지는 않고 먼저 문자를 보내 드렸을텐데. 제가 윤석열이라고 썼는지 윤대진이라고 썼는지, 아니면 그냥 윤 과장이라고 썼는지… 그때는 '윤 과장' 하면 윤대진 과장도 계시고 윤석열 과장도 계시니니까.
-문자메시지를 보낸 시점은 언제인가.
▲윤대진 과장이 중수부에 계실 무렵이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사실 저는 (검찰을)나와서 변호사를 한 다음에 사실 두 분에게 연락을 드리지 않았다. 변호사라는 것이 오해를 받을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실상 두 분한테 거의 연락을 안 드렸다.
(다만,) 제 기억으로는 특수1부장이 아니었던 것 같다. (대검)중수부에 계실 때로 알고 있다. 그런데 그때 윤대진 과장님이 윤 서장님을 기본적으로는 별로 안 좋아했다. 그런데 형 일이기 때문에 뭔가 많이 걱정은 했는데 당신이 나설 수는 없고, 그래서 저를 아무래도 추천하신 것은 인간적으로도 믿을 수 있고 제가 특수사건을 많이 해서 아마 그래서 저를 추천하신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그래서 윤 서장님을 뵙게 됐고.
-윤 전 서장이 당시 본인을 선임했나. 만나서 무슨 얘기를 나눴나.
▲제가 윤 서장님을 만났을 때에는 사실상 제정신이 아니셨다. 제가 나중에 변호사를 하니까 이해를 하겠던데. 수사기관에서 자기를 대상으로 해서 집중적으로 수사를 한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프레셔(pressure/압박)가 된 것 같다. 윤 서장님 같은 경우에는 대인기피, 우울감, 불면증 그래서 계속 ‘죽고 싶다’는 말을 했다. 그래서 제가 용산세무서 계실 때 자주 찾아뵀다.
그 분이 제일 그런 경우가 되면 보니까 누군가에게 말을 계속 하면서 위로받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윤 서장님을 자주 뵀었고. 저는 사실 형사사건 변론은 잘 모른다. 사실은 돌발행동 하지 마시라고. 저는 그게 제일 걱정됐다. 선임을 하고 무혐의가 나더라도, 기소가 되든 구속기소가 되든 사람이 살고 볼일 아닌가. 그래서 그렇게 되었던 것이고, 사실 윤석열 과장님은… 그게 언론에 나니까 그런 거지 저는 기억이 없다.
-기억이 안 난다는 것은 문자 메시지 내용 말인가.
▲그렇다. 제가 문자를 어떻게 보냈는지도 모르겠고. 문자를 지금 제가 보면 그때 상황을 기억해 낼 수도 있겠는데, 아마 제가 윤대진 이름은 안 썼던 것 같고, 제가 윤 과장 아니면 윤석열 이렇게 썼을 수 있는데. 윤석열이라고 썼다면, 아마 윤우진, 윤대진 두 분 사이가 안 좋아서 혹시 연락 안 하실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렇게 한 것 같다.
-그렇다면 윤 서장에게 본인을 소개한 사람은 윤석열 후보자가 아니라 윤대진 국장인가.
▲그렇다. 중수과장이었고. 그 전 까지 계속 제가 중수부에 2년 있으면서 중수부에서 과장님들을 모셨다. 그러면서 저축은행 수사도 들어가 있었고 그렇다 보니까. 사실 그걸 윤석열 과장님이 (제게) 얘기할 것은 아니다. 윤대진 과장이 (제게) 먼저 얘기했다.
-당시 윤 후보자와 윤 국장은 각각 어디에서 근무하고 있었나.
▲문자(메시지를 보낸) 시점이 언제인지 제가 잘 모른다. 맨 처음 제가 얘기 듣기로는 두 분이 중수부 계실 때로 기억된다. 그 시점을 알아야지 윤석열 과장님이 어디 계셨는지 알 것 같다.(윤 후보자는 2010년 8월 대검 중수2과장, 2911년 9월 대검 중수1과장을 역임한 뒤 2012년 7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윤 국장은 2011년 9월 대검 중수부 첨단범죄수사과장으로 일하다가 2012년 7월부터 9개월간 대검 중수2과장으로 근무했다.)
-해당 문자가 지금 본인 휴대전화에 남아 있나.
▲아니다. 그 이후 제 휴대전화가 한, 두번 바뀌었다.
-윤 후보자가 이 일을 어떻게 알게 됐을까.
▲그건 제가 잘 모르겠다. 그건 제가 알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게 형제간 일이고 그래서 제가 다른 사람들한테 좋은 일도 아니기 때문에 말씀드리고 다닐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좋은 일이 아니니까.
-정리를 해보면, 윤 후보자가 어제(8일) 인사청문회에서 '본인이 소개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변한 것은 맞는 얘기란 말인가.
▲그렇다. 그게 맞다. 제가 아침에 통화 녹취… 근데 제가 보기에는 그게 아닌 것 같다. 윤석열 과장님이 윤대진 과장에게 형님 얘기를 들었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건 제가 알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저는 이미 그때 밖에서 변호사 활동을 하고 있어서 안에 있는 사정을 잘 모른다.
사실 윤석열 과장(후보자)이 소개했다는 것은 전혀 팩트가 아니다. 그건 윤대진 과장님에 제게 말씀하신 건데, 왜 그렇게 됐는지… 그게 저로서는 좀…
-그 이후에 윤 국장과 통화한 적이 있나.
▲전혀. 전혀 없다. 저는 언론에 나온 보도정도 봤다. 제가 사실 나온 이후에 변호사를 하면서 제가 모셨던 분들께, 같이 근무한 분들께 누가 되지 않기 위해서 되게 조심 많이 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참… 저로 인해서 윤석열 후보자께서 이렇게 고초를 겪으시니까 제가 아주 몸둘 바를 모르겠다. 사실 어제 청문회에 안 나간 것은 사실 저는 언론에 노출되는 것이 개인적으로 싫다. 저도 그렇지만 저의 의뢰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니까. 사실 그게 제일 걱정이고 무서웠고 그래서 나가지 않았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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