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국회가 해외 인터넷·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서비스 사업자의 국내 규제 미적용을 지적하며 방송통신위원회가 적극적으로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방통위 업무보고에서 "광주 민주화 항쟁에 대해 잘못된 콘텐츠에 대해 차단 등의 조치를 취하라는 법원 판례까지 나왔지만 유튜브는 따르지 않고 있다"며 "대법원의 결정도 따르지 않는데 방통위의 더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효성 방통위원장도 동의하며 관련 법안이 마련되고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힘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넷플릭스 등 해외 OTT가 국내 시장에서 지배력을 넓히고 있는 것을 지적하며 이 위원장에게 이들이 금지행위에 대해 적용받지 못하는지 질의했다. 이 위원장은 "해외 OTT를 국내 규제로 끌어들이는 것은 자칫 잘못하면 국내 OTT 사업자만 규제하게 될 수 있어 굉장히 조심스럽다"며 "사업자들도 그런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25일 나오는 페이스북과의 행정소송 판결 결과에 대해서도 주목해달라고 요청했다. 방통위는 페이스북이 임의로 접속경로를 변경해 이용자 피해가 발생했다며 지난해 5월13일 페이스북에게 3억96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페이스북이 이에 불복해 행정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를 신청하며 소송이 진행됐다. 이 위원장은 "이번 결과는 세기의 재판"이라며 "방통위가 승소한다면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를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이기지 못한다 하더라도 관련 규제를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국회에서 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현준 기자
이 위원장은 5세대(5G) 통신 단말기 시장이 과도하게 과열되면 단속을 펼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이 "5G 상용화 이후 갤럭시S10 5G, LG V50 출시된 이후 단말기유통법을 위반한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하자 이 위원장은 "빠른 5G 보급이 필요하다는 주무부처의 의견이 있어 조심스럽지만 더 과열된다면 단속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여야 의원들이 양승동 KBS 사장이 불출석한 것에 대해 공방을 벌이며 방통위 업무보고는 당초 예정 시작 시간을 한 시간을 훌쩍 넘긴 4시10분쯤 시작됐다. 양 사장은 출석이 예정됐지만 지난 14일 과방위에 출석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과방위 일부 의원들은 이날 오전 과기정통부 업무보고에 앞서 "시사기획 창과 기자 보복성 징계 등에 대해 질의할 예정이었지만 양 사장은 업무보고 하루 전날 문자로 불출석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양 사장이 오후 방통위 업무보고에 출석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KBS는 "특정 프로그램의 재방에 대한 외부 관여에 대해 이미 수사기관에 고발됐고 제작에 대해 경영진도 개입하지 못해 관련해 언급할 수 없기에 출석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양 사장 출석 없이 방통위 업무보고를 받을 수 없다며 회의 도중 전원 퇴장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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