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정상외교의 수요가 폭증하면서 대통령 혼자서는 다 감당하기가 어려워졌다"면서 "대통령과 총리가 적절히 역할을 분담해 정상급 외교무대에서 함께 뛸 필요가 있다"며 '투톱 외교'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를 주재하고 "우리 정부 들어 국정에서 외교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며 "갈수록 경제외교가 중요해지고, 그와 함께 평화외교가 중요해지는 시대가 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 "4개국(미중일러) 중심의 전통외교에 더해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 등 우리 외교의 영역과 지평도 넓어졌다"면서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외교의 수요가 늘어나는 측면도 있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대부분의 국가들이 대통령과 총리(의원내각제), 국왕과 총리(입헌군주제), 국가주석과 총리(사회주의) '투톱 외교'를 펼치고 있는 점을 설명하고 "우리나라는 대통령제이지만 헌법상 국무총리에게 행정 각부를 통할하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우리 국무총리도 정상급 외교를 할 수 있는 위상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낙연 국무총리는 방글라데시와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타르 등 4개국 공식 방문을 위해 이날 국무회의를 불참했다. 문 대통령은 "국무총리의 정상급 외교는 우리 외교의 외연 확대뿐만 아니라 우리 기업들의 경제활동을 지원하는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국민과 언론의 큰 관심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총리의 순방외교를 투톱 외교라는 적극적인 관점으로 봐 주기 바란다"면서 "정상급 외빈이 방한할 경우에도 국무총리의 외교적 역할을 더 넓힘으로써 상대 국가와의 실질 협력 확대를 촉진하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이날 투톱외교 강조의 배경에는 현재 경색된 한일 관계를 풀어가는데 이낙연 총리의 역할에 기대하고 미리 힘을 실어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총리는 동아일보 기자 재직 시절 도쿄 특파원을 지냈고, 국회의원 시절에는 한일 의원 연맹 부회장을 역임하는 등 대표적인 '지일파' 정치인으로 통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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