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매각을 당면과제로 안고 있는 대우건설이 수주 실적을 착실히 쌓아가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상반기 신규 수주가 올해 목표액의 절반을 넘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목표 달성에 무리가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하반기 도시정비 사업 수주에 난항이 예상되는 가운데 해외 수주 낭보로 매각 발판을 차분히 마련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대우건설 사옥. 사진/대우건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상반기 신규 수주 규모는 6조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대우건설이 올해 목표한 수주 금액 10조6000억원의 약 59%에 해당한다. 지난해 상반기 신규 수주 규모인 4조3000억원보다 약 4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신규 수주만 놓고 봐도 5대 건설사 중 대우건설이 가장 많다. 대우건설은 1분기 중 3조4300억원 가량을 새 먹거리로 확보했다. 현대건설이 3조원에 채 못 미치고 대림산업, GS건설, 삼성물산은 1조원대로 나란히 뒤를 이었다. 이 같은 성적에 대우건설이 경쟁사보다 신규 수주 확보에 공을 들이며 매각 전 몸집 불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관건은 하반기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등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부동산 규제가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비사업을 추진하던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사업 속도를 늦추거나 중단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도시정비 사업 먹거리가 줄어들 여지가 생기기 때문에 수주 하나하나가 절실한 대우건설에는 아쉬운 대목이다.
돌파구는 남아있다. 대우건설은 하반기 중 해외 전망을 기대한다. 유력한 사업은 나이지리아 LNG 플랜트 트레인 7호기 EPC(설계, 조달, 시공)다. 이 프로젝트는 대우건설과 이탈리아 싸이펨, 일본 치요다 등이 컨소시엄을 맺어 기본설계를 수행하고 있다. EPC 수주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EPC 규모는 43억달러(약 5조7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밖에도 대우건설은 덩치를 키우기 위해 신규 수주 확보에 전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우건설의 대주주가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전문 자회사로 바뀌면서 대우건설이 받는 매각 압박이 더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대주주 변경으로 대우건설 부담감이 커졌을 것”이라며 “수주를 최대한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우건설은 신규 수주 확보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도시정비 외에도 공공입찰 등 다양한 경로가 있다”라며 “수주 확보에는 문제 없다”라고 말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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