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 하투 '시동'…"경영 악화 우려"
현대차 노조, 쟁의결의 위한 대의원대회 개최
한국지엠 노도도 사측 일괄제시안 요구…사측 답 없으면 투쟁 수위 높일 듯
"노사 갈등 지속시 최악의 경우 공멸에 이를 수도"
2019-07-23 16:07:59 2019-07-23 16:07:59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국내 자동차 업체 노사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올해도 하투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위기가 심화하고 있어 경영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23일 쟁의발생 결의를 위한 임시 대의원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임시 대대에서는 올해 단체교섭 진행경과, 임금체계 개선 및 통상임금 소송에 대한 경과 보고와 노동쟁의 발생 결의, 쟁의대책위원 구성, 결의문 채택 등을 논의한다. 
 
노조 집행부는 전날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했으며, 오는 29~30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노조는 투표가 가결될 경우 다음달 1일 쟁위대책위원회 출범식을 가질 계획이다. 
 
앞서 노사는 지난 19일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16차 교섭을 가졌지만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고 노조는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 관계자는 “중노위에서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지고 투표가 가결되더라도 바로 파업에 돌입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사측이 노조의 요구안을 폄훼하고 경영위기 주장 등 기존 입장을 답습한다면 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일 교섭에서 하부영 노조지부장은 “지금까지 교섭을 하면서 충분한 논의가 됐다고 판단한다”면서 “임금 및 성과급을 포함한 사측의 일괄제시안 제출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하언태 부사장은 “노사 간 요구안 2회독을 마치면 일괄제시안을 요구하고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결렬 선언, 파업으로 이어지는 교섭문화는 바뀌어야 한다”고 답변했고 결국 교섭이 결렬됐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9일 교섭 결렬을 선언한 후 파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노조
 
노조는 올해 기본급 12만3526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성과급은 당기순이익의 30%, 상여금의 통상임금 적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해고자 원직 복직 및 고소고발, 손해배상 가압류 철회 등도 요구안에 포함됐다. 이에 대해 사측은 올해 경영 상황이 어렵다는 점에서 임금동결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지엠 노사도 좀처럼 대화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노사는 지난 5월30일 상견례를 가졌지만 이후 교섭장소를 두고 갈등을 벌이면서 이달 9일 대화가 재개됐고 17일까지 5차 교섭이 진행됐다.  
 
한국지엠 노조도 사측의 일괄제시안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24일까지 교섭을 진행하면서 사측이 일괄제시 요구에 답을 하지 않는다면 여름 휴가 이후 투쟁의 수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카허 카젬 사장이 중요한 교섭기간임에도 18일부터 휴가를 떠났다”면서 “교섭의 전권을 위임받은 최종 부사장이 교섭을 원만히 끝낼수 있도록 결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12만3526원 인상, 성과급은 통상임금의 250%, 향후 10년간 정리해고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고용안정협정서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사측은 임금과 성과급에 대한 내용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사 간 교섭 과정에서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파업을 위한 수순이며,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자동차 업황이 어려워지면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말 국내 완성차 업체 및 부품 업체 사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애로사항 등 현장 의견을 청취하기도 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지난해보다 올해 업계 상황이 나빠지면서 노사 갈등이 지속되면 최악의 경우 공멸에 이를 수 있다”면서 “올 상반기 르노삼성자동차 노조의 강경 투쟁으로 회사가 어려움에 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조가 기존에 답습하던 수순대로 파업으로 향하고 있지만 파업을 한다고 해서 더 많은 걸 얻어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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