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지난 5일 정오를 앞둔 시각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아직 이른 시간이지만 여름 휴가철을 맞아 꽤 많은 피서객이 이미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30도를 훌쩍 넘은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린 이 곳 백사장 한 쪽에 대형 이글루가 눈에 띈다. 이곳은 SK텔레콤이 마련한 '5GX 이글루 체험존'이다.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백사장에 설치된 SK텔레콤의 5GX 이글루 체험존.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 모델들이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5GX 이글루 체험존에서 VR눈썰매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이글루 안으로 들어서자 인공 눈과 시원한 공기가 마치 겨울을 연상케 했다. 이글루 천장에서 나오는 영상을 통해 눈밭에서 뛰어노는 펭귄과 백곰·고래가 등장하는 바다를 볼 수 있어 잠시나마 더위를 잊었다. 이글루 안 곳곳에는 SK텔레콤의 5세대(5G) 통신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한 쪽에는 가상현실(VR)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를 쓴 방문객들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놀이공원에서나 볼 법한 기구에 올라 타 HMD를 쓰고 VR 눈썰매를 즐기는 공간이다. 직접 HMD를 쓰고 VR눈썰매 기구에 올랐다. 개들이 끄는 눈썰매를 타고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자연 곳곳을 누볐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 근처를 지나갈 때에는 긴장감도 느껴질 정도로 실감이 났다. 이동통신사들이 초기에 선보였던 VR보다는 덜하지만 약간의 어지러움은 남는 점이 다소 아쉬웠다.
VR눈썰매 옆에서는 HMD를 쓴 방문객들이 기기를 손에 쥔 채 팔을 허공을 향해 뻗고 있다. 방문객의 앞 화면을 보니 VR을 활용한 눈싸움이 한창이다. HMD를 쓰면 땅과 하늘에서 괴물들이 진격해온다. 이들에게 눈뭉치를 던져 적을 물리치는 VR 게임이다. HMD를 쓴 채 오른쪽 하단을 보면 눈뭉치를 만들어주는 기계가 보인다. 팔을 움직여 이곳에서 기기의 버튼을 누르면 눈뭉치를 손에 쥘 수 있다. 그리고 버튼을 누른 채로 적을 겨냥해 던지며 버튼에서 손을 떼면 눈뭉치가 날아가 적들을 물리치는 방식이다. VR 눈싸움은 HMD 없이도 즐길 수 있다. 이글루 천장에 나오는 영상에서 적들이 몰려오면 실제 솜으로 만들어진 눈송이를 천장을 향해 던진다. 눈송이가 괴물 이미지에 정확히 맞으면 괴물이 쓰러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반대편에는 증강현실(AR)을 활용한 낚시가 한창이다. 모형 낚시대에 부착된 5G 스마트폰의 낚시게임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하면 낚시가 시작된다. 물고기의 입질이 화면에 표시되면 모형 낚시대를 들어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며 물고기를 낚을 수 있다.
기자가 해운대 이글루 체험존에서 VR 눈싸움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박현준 기자
해운대 이글루체험존의 AR낚시로 가상의 물고기를 낚은 모습. 사진/박현준 기자
SK텔레콤은 이글루 체험존 외에서도 5G 가입자들이 5G 서비스를 즐길 수 있도록 해운대 해수욕장 일대에 5G 기지국 13개를 설치했다. 인파가 몰려도 5G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속도도 관리 중이다. 이승훈 SK텔레콤 5GX 인프라혁신팀 매니저는 "해운대 지역은 평균 700~800Mbps(초당 메가비트) 이상의 속도로 관리 중"이라며 "다른 지역의 5GX 체험존에서도 어떤 서비스를 이용해도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글루를 나와 옆으로 조금만 걸으면 SK텔레콤 고객을 위한 프라이빗 비치가 보인다. SK텔레콤 가입자만 입장 가능한 이곳은 비치 베드에 누워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7~8월 유동인구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해운대를 비롯해 제주 함덕·보령 대천·동해 망상 등 4곳을 피서객이 많이 찾는 대표 해수욕장으로 선정했다. 방문객의 연령대와 특징을 반영해 각각의 콘셉트에 맞게 꾸몄다. 제주 함덕 해수욕장은 힐링 비치로 선정해 해변에서 즐기는 요가와 쿠킹·네일 클래스를 제공한다. 20대의 방문이 많고 머드 축제로 유명한 보령 대천 해수욕장은 워터 슬라이드와 워터 건샷 등 활발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가족 단위 캠핑족이 많이 찾는 동해 망상 해수욕장은 가족을 위핸 문화 공연행사를 개최하고 프라이빗 라운지를 제공한다.
또 SK텔레콤은 각 지역의 상인 번영회 등과 제휴를 맺고 대형 프렌차이즈가 아닌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지역 가게에서도 T멤버십을 사용하는 등의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양맹석 SK텔레콤 5GX 마케팅그룹장은 "5G 부스트파크를 올해 70곳, 내년까지 수백개까지 늘릴 것"이라며 "5G 인프라를 구축하고 마케팅을 더해 고객 혜택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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