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준기자] 국내 대표기업 삼성그룹의 외국인 ‘사랑’(?)이 뜨겁다. 뜨겁다못해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다. 30일 삼성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005930)는 올 1분기 실적 확정치를 발표했다.
실적을 내놓으면서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비롯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을 진행하면서 내국인을 역차별, 투자자들로부터 빈축을 샀다.
국내 증시는 물론 경기 전반에 대한 영향력이 큰 만큼 삼성전자의 실적 내용에 그 어느 때보다 투자자의 이목이 집중됐다. 특히 콘퍼런스콜은 총체적 실적 수치 외에도 향후 주요 사업부문의 실적 및 투자 전망과 함께 경영전반에 대한 회사측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투자자의 관심이 쏠린 상황.
특히 이날 장이 열리자마자 반도체장비 관련주들이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확대 기대로 동반 랠리를 펼치는 등 시장은 그야말로 삼성전자의 '입'에 쏠렸다.
그러나 오전 10시에 시작된 컨퍼런스콜은 다름아닌 영어로 진행됐다. 한국어 진행 컨퍼런스콜은 한참 후인 이날 오후 3시30분에 예정된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를 염두에 둔, 그야말로 ‘국내 투자자는 뒷전이냐’는 볼멘소리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쏟아졌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투자비중이 전체의 절반(48.97%)에 육박하고 늘상 이 같은 순서로 진행해 왔다고는 하나, ‘투자자에도 순서가 있다’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는 없는 상황이다.
앞서 삼성그룹은 또 삼성생명의 상장을 앞두고 외국인에게 기대치 못했던 ‘선물’(?)까지 안겼다. 삼성생명 공모주 청약 기간 동안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 매도 주문을 내지 않기로 한 것.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생명 공모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급격한 환율 변동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속내다.
글로벌 기업이기 이전에 국내 대표기업으로서의 삼성그룹의 국내 투자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아쉬운 대목이다. 최근 들어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삼성전자 액면분할 요구가 제기되고 있는 점도 다시금 곱씹어볼 만한 상황이다.
"지난 IMF 외환위기 등 위기시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를 후세에 물려주자며 사모은 적이 있었어요. 그만큼 국내 대표주인 삼성전자에 대한 우리 국민의 관심은 뜨겁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외국인 편애는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올해로 30여년째 우량주 위주로 주식투자를 한다는 투자자 A씨의 하소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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