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후보 찾은 아시아나…대기업 참전 안하나
예비입찰 나선 FI와 협력 가능성 제기
2019-09-16 06:00:00 2019-09-16 06:00:00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매각에 나선 아시아나항공이 예비입찰을 끝내고 인수후보군을 4곳으로 추렸다.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SK, 한화 등 대기업들은 빠졌지만 이들 기업이 본입찰에는 깜짝 등장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는(CS)는 애경그룹,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PE 컨소시엄, 스톤브릿지캐피탈 4곳을 인수적격후보(숏리스트)로 선정했다.
 
이 중 애경은 자금 여력이 부족해 재무적 투자자(FI)를,  KCGI-뱅커스트릿PE 컨소시엄과 스톤브릿지캐피탈은 전략적 투자자(SI)와 손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FI 단독으로는 인수에 참여할 수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당초 인수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던 대기업들인 SK, 한화, GS는 모두 예비입찰 숏리스트에서 빠졌다. 이렇듯 예비입찰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본입찰에는 등판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인수 가격을 낮추기 위해 모습을 감추고 있다가 본입찰에 단독 혹은 FI와 손잡고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SK는 숏리스트에 오른 스톤브릿지캐피탈에 SK에너지 상환전환우선주를 매각하는 등 협력한 경험이 있어 이들이 손을 잡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 결과 숏리스트 4곳이 확정됐다. 사진은 서울 강서구 소재 아시아나항공 본사. 사진/뉴시스
 
숏리스트에 오른 또 다른 후보 KCGI 컨소시엄도 SI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 대기업들이 이들과 손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 또한 대기업 참여를 원하고 있다. 지난 10일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 회장은 "(본입찰에는) FI가 단독으로는 참여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며 "원매자가 비밀유지를 하고 싶어 하는 측면은 이해하지만 맞선을 보려면 나타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참여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최근 나빠지는 항공 업황에 따른 항공사들의 실적 부진을 고려할 때 아시아나항공은 대기업에 매력적인 매물이 아닐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대기업 참여를 두고 여러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인수 참여를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애경은 인수에 나선 그룹 중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예비입찰 결과가 나온 지난 11일 애경은 입장문을 통해 "애경그룹은 시장의 치열한 경쟁과 수많은 견제를 뚫고 2006년 취항한 제주항공을 13년 만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LCC로 성장시키며 항공산업 경영능력을 이미 검증받았다"고 강조했다.
 
애경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대한항공과 진에어를 운영하는 한진그룹을 넘어 국내 1위 항공사가 될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향후 인수 성공을 위해 재무적 투자자(FI)를 찾아 인수전에 나서겠다는 포부다.
 
한편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은 오는 10월 중 본입찰 후 11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연내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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