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연 기자] 대전시의회 김소연 의원이 17일 대전 지역 4개 자치구 8개동에 채용한 '동 자치지원관' 사업 중단과 재고를 촉구했다.
김소연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열린 제245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5분 발언에서 허태정 대전시장을 향해 "'위인설관(爲人設官)'이란 사자성어의 뜻을 알고 있느냐. 사람을 위해서 벼슬자리를 만든다. 즉, 필요도 없는데 특정한 사람을 임명하기 위해 직책이나 벼슬을 만든다는 뜻"이라며 "대전시의 위인설관 논란 중심에 있는 '동 자치지원관'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한편으로 대전 82개동 전역으로 확대하려는 사업의 중단과 재고를 촉구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또 "'동 자치지원관'은 허태정호 민선 7기가 들어서자마자 '주민자치회 시범사업 추진'이란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4개구 8개동의 신청을 받아 진행한 사업의 하나로 운영됐다"면서 "이 사업의 시행을 위해 각 동에 1억5600만원의 특별조정교부금을 지원했고, 이 중 4000만원이 '동 자치지원관'의 인건비로, 5000만원이 사무 공간 조성비로, 1200만원이 간사 인건비로, 5000만원이 주민자치회 자체 사업비로 책정됐다. 즉, 1억5600만원 중 30% 정도인 5000만원만이 이 사업의 본래 목적인 주민자치회 사업비로 사용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본질적 목적인 동 주민을 위한 사업보다 인건비와 운영비가 더 많이 들어가니 대전시민과 지역 언론, 그리고 정가에서는 이 사업이 과연 주민자치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특정인을 채용하고 스펙을 만들어주기 위한 자리인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고, 동 자치지원관을 두고 '위인설관'의 전형이라 일컫는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대전의 실업률이 얼마인지 아느냐. 지난 4월 충청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4월 충청 지역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실업자 수는 4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5000명이나 증가했다고 한다"면서 "대전 지역 실업자는 지난해 3월부터 1년이 넘는 기간 연속으로 늘고 있는 추세였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동 자치지원관'으로 채용된 사람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한 '어제 사회적자본지원센터를 퇴사하고, 오늘부터 00동 동 자치지원관으로 일하게 됐습니다. 이제 새내기 동 자치지원관입니다'란 대목을 두 차례 반복해서 읽었다.
아울러 "우리 지역 실업률이 전국 1위를 달릴 때 누군가는 시에서 위탁운영하는 사회적자본지원센터에서 퇴사하면서 동시에 동 자치지원관으로 바로 채용됐다"면서 "참 신기하게도 대전시 사회적자본지원센터 상근자 또는 소속 활동가였던 사람 중에 우리 시에서 시범으로 채용한 8개 동의 '동 자치지원관'으로 채용된 사람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뿐 아니라 동 자치지원관 담당 부서인 자치분권국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공동체지원국에는 공교롭게도 대전시 사회적자본지원센터 센터장 출신이 4급 과장으로 들어와 있다"고 지적하고, "또한 '동 자치지원관' 본래의 목적에 어긋난다는 논란이 있을 만큼 전혀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의외의 인물이 채용되기도 했고, 심지어 그 인물이 대전시의 각종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유력 인사의 자제여서 지역 주민은 채용 비리 의혹까지 제기하면서 본 의원에게 제보하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주목할 부분은 대전시에는 기간제 근로자로 연봉 4000만원 이상 받은 사람이 그동안 없었다는 점"이라고 재차 의혹을 제기했다.
운영 부분에 있어서도 무리수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주민자치회와 관련, 행정안전부에서 작성·배포한 매뉴얼에 따르면 '주민자치 전담 인력 운영'에서 기존 담당 공무원 또는 신규 임기제 공무원을 선발하고, 행안부 등에서 교육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돼 있어 '동 자치지원관'을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하는 것에 대한 법령상 근거도 전혀 없다"고 따졌다.
또 "각 동의 행정복지센터 동장과 소속 공무원이 주민자치회를 충분히 구성하고 운영할 수 있을 정도로 상세한 설명과 지침이 매뉴얼에 안내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동 자치지원관이란 업무는 기존 주민자치위원회를 주민자치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구축·운영·촉진을 하겠다는 것인데, 과연 고액의 연봉을 주고 선발해야 할 만큼의 전문성이 필요한 일인지, 그렇다면 공무원은 무엇을 하는 것이며, 주민자치와 풀뿌리 민주주의의 요체인 선출직 구의원은 무엇을 하는 것인지 고민해볼 일"이라고 효용성에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17일 김소연 대전시의원이 5분 발언을 통해 동 자치지원관 제도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사진/대전시의회
대전=김종연 기자 kimstomat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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