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시가 영세 자영업의 매출액과 고용 인원을 늘리기 위해 관련 통계를 세분화·전문화하고 비금융 지원을 본격화한다.
서울시 산하 서울신용보증재단은 23일 오후 서울시청 서소문청사에서 '소상공인정책연구센터 2019년 하반기 정책포럼'을 진행했다. 지난 6월4일 재단 내 조직으로 문을 연 소상공인정책연구센터는 이날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서비스' 강화 정책과 중소기업육성자금 성과·보완점 등을 제시했다.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서비스는 소비자 생활과 밀접하고, 창업이 비교적 쉬워 소규모 사업체 비중이 높은 '생활밀접업종'의 창업위험도·상권변화지표·연차별 생존율 등 세부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재단은 통계의 정확도를 높이고 영세 자영업에 보다 맞는 정책을 도출하기 위해, 현재 45개인 생활밀접업종을 100개 업종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오는 12월에는 국가승인통계로 지정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세 자영업 현황을 뚜렷하게 파악하기 위해 추가하고 있는 통계 지표에는 점포 면적별 매출액과 종업원 수, 종사자 규모별 개·폐업 점포 수가 있다. 지난 2017년 기준 서울의 생활밀접업종 33㎡(10평)당 평균 연간 매출액은 4600만원, 종업원 수는 0.13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개업할 때 가족이 아닌 외부 종업원이 1명 이상 4명 이하인 점포 수는 1만564개인데, 폐업할 때는 동일한 범위의 종업원을 지닌 점포가 11개로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이날 포럼에서는 중소기업육성자금의 정책 효과를 더 높이기 위한 분석도 이뤄졌다. 자금 지원을 받아 금융비용을 아낀 소상공인은 창업 5년 이후 생존율이 지난해 기준 55.7%로 서울 전체 소상공인보다 11.1%P 높았다. 하지만 지원이 매출이나 고용 증가로는 이어지지 않는다는 한계도 존재했다.
소상공인정책연구센터는 중소기업육성자금이 소상공인의 현상 유지를 넘어 매출액과 일자리 증가까지 이끌어내려면 비금융 지원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비금융 지원은 창업·경영 기본 지식, 컨설팅, 마케팅, 손익관리 등 업체 운영 노하우 교육이다. 이날 센터가 인용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컨설팅 성과를 보면, 자금 지원과 컨설팅을 받은 업체는 매출액이 18.87%, 고용 12.12%가 증가했으나 컨설팅을 받지 않은 곳은 각각 증가율 3.42%와 -3.62%를 기록했다.
돈 지원뿐 아니라 장사·운영하는 방법 교육도 필요하다는 내용은 소상공인의 심금을 울렸다. 성수동에서 자영업을 한다는 A씨는 "자영업을 시작할 때는 무슨 업종을 해야 할지 모르고 당장 보유한 돈에 맞춰서 선택하기 급급하다"며 "전산 접속이 막막한 사람도 많은만큼, 창업 전에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서비스 접속 교육을 포함해 실무교육 제도가 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토론 패널로 나선 고광석 소상공인연합회 부장도 "지원할 때 가장 핵심으로 삼아야 할 말씀"이라고 강조했다.
뜨거운 현장 반응에 재단은 앞으로 추진할 비금융 지원 방안을 내비쳤다. 한종관 서울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은 "금융만 지원하는 조직이 아니라, 경영 지원과 경영 개선 컨설팅하는 기구 넣어 완전 플랫폼 조직으로 재단을 바꾸도록 하겠다"며 "창업 전 예비과정을 거쳐야 매출과 고용 증가가 이뤄지고 성공하는 소상공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단은 현재 소상공인 교육 프로그램인 '소상공인 명품대학'을 6개 자치구에서 시범운영하고 있다. 오는 2020년에 25개 전 자치구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종관 서울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이 23일 오후 서울시청 서소문청사에서 연 '소상공인정책연구센터 2019년 하반기 정책포럼'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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