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지정 국산 희귀질환치료제, 올해는 '주춤'
지난해 사상 최다 16건, 올해는 5건…"지정 건수보다 개발 성공이 중요"
2019-11-05 15:22:53 2019-11-05 15:22:53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지정된 희귀의약품 건수가 역대 최대치였던데 반해 올해는 주춤하다. 연말까지 유독 많았던 지난해 건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다만 지정 품목 수보다 개발 및 상업화 성공 등 질이 중요하다며 개발 의욕을 다졌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FDA가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한 국산 의약품은 5개다. 지난 1월 브릿지바이오의 폐섬유증 치료제 'BBT-877'을 시작으로 제넥신 림프구 감소증 치료제 'GX-I7'(4월), 한미약품 단장증후군 치료제 'HM15912'(5월), 대웅제약 폐섬유증 치료제 'DWN12088', 크리스탈지노믹스 표적항암제 'CG-745'(8월) 등이다. 
 
희귀의약품은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한 품목을 일컫는다. 높은 난이도는 물론, 적은 환자 수에 기인한 부족한 시장성에 제약사들의 치료제 개발이 적극적이지 않았지만 각 국 정책적 지원과 시장 잠재력에 나날이 개발에 뛰어드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FDA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허가 과정 간소화를 비롯해 개발 성공 시 시장 독점권 확보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글로벌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지난 2017부터 오는 2022년까지 전 세계 희귀의약품 시장 규모는 연평균 11.1%의 성장률이 전망된다. 지난 2016년 124조8000억원이던 시장 규모는 2022년 226조8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전체 처방약 시장 평균치 5.8%의 두배를 넘는 수치다. 생명과학정책연구센터는 올 상반기 오는 2023년까지 연 매출 10억달러 이상 매출이 전망되는 7개 품목 가운데 5종을 희귀의약품으로 꼽기도 했다. 
 
국산 치료제는 이처럼 높아진 관심 속 지난해에만 16개 품목이 FDA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며 역대 최대 성과를 거뒀다. 2006~2018년까지 약 10년 동안 총 37개 국산 품목이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점을 감안하면 한해 동안 절반에 가까운 품목이 지정된 셈이다. 다만 올해의 경우 한풀 꺾인 5건에 그치고 있다. 
 
업계는 올해 다소 주춤한 희귀의약품 지정 건수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다. 희귀의약품 지정 자체는 개발 및 향후 상업화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지만, 지정 건수보다는 성공 사례 증가에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FDA 희귀의약품 지정이 개발과 상업화에 성공했을 경우 큰 혜택으로 돌아오는 것은 맞지만 결국 개발에 성공한 다음의 일"이라며 "과거에 비해 희귀의약품 시장성이 커진 만큼, 한해에 몇개 품목이 FDA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는지보다는 몇개 품목이 개발에 성공했는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 연구원이 신약 개발을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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