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최근 메르세데스-벤츠의 ‘더 뉴 EQC’를 시승했다. EQC는 벤츠의 친환경 브랜드 ‘EQ’의 첫 순수 전기차 모델이라는 점에서 출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부근 벤츠 ‘EQ Future’에서 경기도 포천힐스 컨트리클럽을 들렀다가 서울 잠실 롯데월드 타워에 도착하는 구간을 주행하면서 EQC의 매력을 체험했다.
차량 외관은 일반적인 벤츠 모델과는 달랐다. 벤츠는 EQC의 디자인을 두고 ‘진보적인 럭셔리(Progressive Luxuty)’라고 표현했는데 곡선의 유려함이 돋보였다. 특히 후면부는 쿠페가 연상될 정도로 날렵한 디자인이 적용됐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더 뉴 EQC'. 사진/김재홍 기자
EQC에는 두 개의 전기모터가 장착됐고 최고출력 408마력, 최대토크 78.0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모터는 앞 차축과 뒤 차축에 각각 설치됐다. 우선 앞 차축 모터는 저부하와 중간 부하 범위에서 최상의 효율을 낼 수 있도록 최적화됐고 뒤 차축 모터는 역동성을 담당하도록 설계됐다.
럭셔리 전기차답게 시동을 걸고 나서도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너무 조용하다보니 주차장에서 다시 출발할 때 근처 지나가는 사람들이 차량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였다. 시승 모델에는 D+, D, D-, D--의 네 가지의 에너지 회생모드를 지원한다. D는 기본값이며, D+는 회생제동이 꺼진 상태로 글라이딩 모드로 주행이 가능하다. D--는 가장 강력한 회생 제동 기능을 제공한다. 모드 변경은 패들시프트로 조작했다.
EQC의 내부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EQC의 1회 충천 최대 주행거리는 309km다.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 신차들이 300km 후반이나 400km를 넘는 것보다 부족해보이는 수치다. 하지만 회생제동 기능을 잘 활용하면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날 시승 프로그램을 진행한 인스트럭터는 시내 구간에는 D--나 D-, 고속도로에서는 D, D+를 권장했다. D-- 모드에서는 확실히 가속페달을 떼면 회생제동이 강하게 이뤄졌다. 고속도로로 진입해 D+로 변경하고 속도를 높였는데, 전기차 특유의 물 흐르는 듯한 부드러운 주행감에 폭발적인 가속 성능을 갖췄다.
EQC의 뒷좌석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차량 내부는 조용했는데 계기판을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속도로 주행하고 있는 걸 알고 속도를 줄일 정도였다. 시승 모델의 제로백 성능이 5.1초라는 걸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가속 성능이 좋기 때문에 고속도로 1차선에서 여유로운 마음으로 속도를 낼 수 있었다. 게다가 제동 응답성도 훌륭해 생각했던 시점에서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밀리거나 하지 않았다.
EQC의 인테리어는 ‘멋지고 화려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벤츠의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는 차량의 충전 상태, 에너지 흐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전기차 전용 기능들을 포함했다.
계기판 색상은 전반적으로 푸른색 계열이었는데 시인성이 매우 높아 계속 바라보고 싶을 정도였다. 빨간색 속도계 및 RPM 눈금, 흰색 글씨, 주황색 계열의 스티어링 휠 버튼 글씨 색상이 무드램프 조명과 잘 어우러져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EQC의 매력적인 MBUX 및 인테리어. 사진/김재홍 기자
사진/벤츠코리아
시승 차량을 몰고 마지막 목적지인 잠실 롯데월드 타워 지하 2층으로 갔더니 벤츠 충전존이 마련돼있었다. 차량 출고 시 함께 제공되는 메르세데스 미(Mercedes Me) 차지 멤버십 카드를 등록한 후 결제 정보를 입력하면 이 곳에서 무료로 충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QC는 벤츠가 전동화 모델에 역점을 둔다는 상징적인 모델이다. 전반적으로 시승은 만족스러웠지만 가격은 무려 1억500만원에 달해 고객층은 제한적일 수 있다. EQC가 앞으로 재규어 ‘I-PACE’나 테슬라 ‘모델X’와의 대결에서 어떤 모습이 보일지 주목된다.
잠실 롯데월드 타워 지하 2층 벤츠 충전존. 사진/벤츠코리아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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