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튜브 선풍을 타고 불법적인 유사투자자문 사례가 감지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사례가 지난해에 비해 네배 이상 급증했는데, 이 중 유튜브 채널을 이용한 탈법 사례가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저희 뉴스토마토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뉴스분석에서 상세하게 브리핑해드리겠습니다. 증권부 이보라 기자 나왔습니다.
요즘 유튜브에 주식정보 서비스가 넘쳐나고 있지요. 그런데 이게 유사투자자문의 영업형태와 비슷하다면서요?
[기자]
네 맞습니다. 유사투자자문이라는 건요.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간행물이나 출판물, 통신물, 방송 등을 통해서 대가를 받고 투자조언을 업으로 하는 자를 말하는데요. 현행 자본시장법령상 특별한 자격제한 없이 누구나 금감원이 정한 서식에 따라 신고하면 이 업을 할수 있습니다. 영업행태를 보면 주로 SNS나 인터넷방송, 홈페이지, 인터넷카페, 문자메시지, 블로그 등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하고 투자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요즘에는 카카오톡 단체방을 이용해서 소위 리딩이라고 이야기하는 매수매도 종목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하곤 합니다.
문제는 인터넷카페나 카카오톡에서 머무르던 영업행태가 날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상당수의 유사투자자문업체는 유튜브, 아프리카TV 같은 인터넷방송채널에서 활동하며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유사투자자문업체뿐 아니라 미신고 업자도 상당수 포함돼 있는데요. 인터넷방송 특성상 이를 동시에 운영하는 행태도 볼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금감원이나 한국소비자원에 피해사례로 접수된 것은 없지만 투자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러한 피해사례가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래픽/최원식·표영주 디자이너
[앵커]
여기에서 활동하는 유튜버들에 유사투자자문 업체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은 어떻게 발견하게 되었나요?
[기자]
금감원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을 보면 유사투자자문업자 신고현황 사이트가 있는데요. 금감원에서 소비자들이, 신고된 업체인지 미리 확인할 수 있도록 유사투자자문업체를 검색할 수 있게 해놓은 시스템입니다. 유튜버에서 주식종목을 추천하고 구독자가 많은 채널 등의 이름을 이 시스템에서 검색해보니 상당수가 일치했습니다. 제가 직접 찾은것은 15군데에 달했고, 이중에는 구독자가 20만이 넘는 채널도 있었습니다. 아마 수백에 이르는 업자들이 이러한 유튜브 같은 채널을 홍보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물론 신고를 하지 않고 유사투자자문행위를 하는 이들이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유인을 합니까?
[기자]
유튜브나 아프리카 티비를 살펴보니, 이들은 '초보주식투자비법', '돈을 잃을 수 밖에 없는 이유', '좋은 주식 찾는 방법', '20배 상승 주식 찾는 특급비법', '200배 수익 가능한 주식', '주식투자 절대망하지 않는 법'처럼 투자 노하우가 담긴, 투자자들이 평소에 궁금해할만한,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제목의 영상을 올립니다.
소비자를 끌어들인 후의 행태는 여러 갈래로 나뉘는데요. 우선 '좋아요'를 누르거나 적극적인 리액션과 댓글을 유도해 광고수익을 올리는 형태가 있습니다. 두번째는 자신의 수익계좌를 공개하거나 리딩을 따라 수익을 낸 투자자의 메시지와 게시글을 보여주며 무료 리딩방을 홍보한 후, 화면 하단에 '급등주 무료문자받기', '무료리딩방 체험' 등의 전화번호를 걸어 무료리딩체험을 권하는 식입니다.
저희가 주목하는 것은 세번째 경우인데요. 아프리카TV에만 있는 별풍선 기능입니다. 이들 중 상당수가 아프리카TV로 유인하는데요. 그곳에서 실시간 방송을 하며 별풍선을 유도합니다. 적게는 수십만원, 적게는 수백만원에 달하는 별풍선을 쏘게 되면 방송을 진행하는 BJ라는 사람과 1:1 대화를 할수 있는데요. 이렇게 별풍선이라는 금전을 지급한 이들에게만 종목을 추천하고, 또 이것이 피해사례로 연결되는 일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앵커]
별풍선을 이용하는 일도 있다고요? 그렇다면 처음으로 돌아가서 유사투자자문이라는 제도부터 따져봐야겠네요. 이건 투자자문업과 다른 개념입니까? 자격요건 필요 없이 이렇게 아무나 유튜브나 카카오톡 등을 통해 주식정보를 제공할수있다면서요?
[기자]
맞습니다. 누구나, 신고만 하면 유사투자자문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1997년 만들어졌는데요. 증권투자정보에 대해 수요가 높은데 이를 막을경우. 그러니까 음성화할 경우의 부작용을 우려해 양지로 끌어낸 겁니다. 누구나 신고만 하면 별도의 설립요건 없이 운영할 수 있어서, 최근에는 부모 명의로 유사투자자문업체를 운영한 대학생이 주식불공정거래 혐의로 적발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누구나 설립할 수 있다보니 그 숫자도 어마어마하게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2015년말에는 959개였던것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2019년5월말에 2312개까지 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500여개를 직권말소시켜, 현재는 1800여개로 추정됩니다.
그래픽/최원식·표영주 디자이너
[앵커]
1800개로 추정된다면 실제로 이와 비슷한 업을 하는 사람은 훨씬 많겠네요? 그만큼 피해도 커지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이게 투자자 즉 소비자와 계약을 토대로 하는만큼 한국소비자원에서 매년 소비자피해 사례를 집계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원의 올해 4월 발표에 따르면 2018년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주식투자서비스 관련상담. (이건 거의 유사투자자문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건수는 전년도에 비해 4배나 늘었습니다.
또 피해 10건 중 9건이 계약해지와 관련된 피해였고, 피해구제 신청소비자 절반이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었습니다. 평균계약금액이 367만원에 달해, 피해를 입은 경우 은퇴를 앞두거나 은퇴한 사람들이 많아 노후생활에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앵커]
이게 금감원이 다 감독 적발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아닙니다. 최근 이들에 대한 관리감독권한이 강화된건 맞지만, 유사투자자문은 금감원이 인가한 금융기관이 아니라는 점에서 금감원의 분쟁조정대상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여기에 피해를 입었다면 한국소비자원에 소비자보호구제신청을 해야합니다.
또 전자상거래 등에서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허위내용이나 과장된 내용으로 소비자를 속이거나 기만한 행위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재합니다. 시세조종, 부정거래 같은 불공정거래소지가 있으면 경찰이 조사에 착수하고요.
[앵커]
자 그렇다면 해결법이 없을까요. 넘쳐나는 주식정보 속에 유사투자자문업자도 있고 신고하지 않은 미인가 업자도 많은데.. 어떻게 해야할까요?
[기자]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해당되는 법률이 많고 항목에 따라 제재 기관이 나뉘어 있습니다. 복합적으로 일어나는 경우도 꽤 있어서 단속이 쉽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관련기관들이 공조해 불법행위 및 미신고 업자들을 단속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투자자정보가 좀더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유사투자자문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것은 제도권에서 대중소비자의 투자정보 니즈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증권사나 투자자문사 등이 대중들이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를 늘려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래픽/최원식·표영주 디자이너
[앵커]
자, 그럼 마지막으로 우리 시청자들 , 소비자들은 여기에 어떻게 대응해야할까요?
[기자]
기관이 나서서 검사하고 적발할수있지만 가장 중요한것은 투자자가 스스로 유사투자자문을 이용할때 꼼꼼히 따져봐야한다는 겁니다. 유튜브나 아프리카tv에서 이러한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금감원 홈페이지에서 신고된 업체인지 먼저 검색해보시고 이용하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미신고 업체는 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책임소재를 따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계약하는 경우에 계약서는 물론이고, 전화나 문자내용도 다 남겨놓는게 좋고요. 또 계약불이행에 대비해서, 대금결제는 3개월 이상 신용카드 할부하고, 신용카드 번호는 미리 알려주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앵커]
이 기자, 수고했습니다. 증권부 이보라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