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승합렌터카 기반 승차공유 서비스 '타다'가 폐지 위기에 처했다.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가 시장에 나올 때마다 재현되는 정부와 정치권의 기득권 산업 지키기에, 이용자 편의를 져버렸다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 모빌리티 사업자가 외부 압력으로 사업 중단 위기에 처한 것은 타다가 처음이 아니다. 글로벌 승차공유 서비스 사업자 우버는 지난 2013년 '우버엑스'를 출시하며 국내에 진출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해에 '생존권 위협'을 이유로 택시업계가 반발했고, 검찰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으로 우버를 기소했다. 우버는 2015년 3월 우버엑스 국내 서비스를 종료했다.
카풀 서비스 역시 구산업과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사실상 '퇴출' 조치를 당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해 2월 카풀 스타트업 '럭시'를 인수하며 카풀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자 택시 업계는 반발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어 같은해 10월 택시 4단체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드라이버 모집에 반대하며 '택시 생존권 사수' 집회를 열고 카풀 반대 규모를 키웠다. 결국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12월 시작한 카풀 시범서비스를 43일 만에 중단하고 더불어민주당이 구성한 '택시·카풀 사회적대타협기구'에 참여했다.
그러나 대타협기구가 카풀 서비스 시간을 제한하는 합의안을 내놓으며 카풀 스타트업들은 서비스 종료의 수순을 밟고 있다. 지난 3월 발표한 대타협기구 합의안은 카풀 허용 시간을 평일 오전 7~9시·오후 6~8시로 제한했다. 이후 위츠모빌리티 '어디고'는 지난 8월 서비스를 종료를 결정했고 위모빌리티는 카풀 서비스 '위풀' 출시를 무기한 연기했다. 지난 2016년 서비스를 시작한 풀러스만이 무상 카풀 서비스 '풀러스 제로'를 통해 카풀 업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카풀 제동에 성공한 택시 업계는 타다를 대상으로 전선을 넓혔다. 지난해 10월 출시 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성장한 타다를 향해 불법 유상운송 행위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서울개인택시조합은 지난 2월부터 타다 반대 집회를 열기 시작했고 민주당 박홍근 의원, 무소속 김경진 의원 등이 집회에 참석해 힘을 보탰다. 이들은 이후 일명 '타다 금지법'이라 불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해당 법안은 타다와 차차의 운영 근거인 현행법 18조의 운전자 알선 허용 범위를 제한했다. 관광 목적의 6시간 이상 대여, 대여·반납 장소가 공항이나 항만일 경우 등으로 승합차 임차인의 운전자 알선 허용 범위에 조건을 달았다. 개정안은 지난 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고, 바로 다음날인 지난 6일 국토위 전체회의까지 넘어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만 넘으면 약 1년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현재와 같은 타다 서비스는 전면적으로 금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시 한번 구산업 기득권의 힘을 절감했다"며 "정치권이 중재를 이유로 나섰지만 사실상 기득권의 손을 들어주며 모빌리티 신산업 발전을 가로막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광화문 앞에서 열린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 사진/뉴시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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