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경기 의정부갑은 6선의 문희상 의원이 국회의장직을 끝으로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하면서 무주공산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문 의장의 장남 문석균 의정부갑 상임 부위원장이, 자유한국당에서는 강세창 당협위원장의 출마가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이 지역은 '새 얼굴'들의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문 의장이 독주하며 내리 6선을 했던 이 지역에 빈 자리를 누가 차지할 지, 관심이 집중되면서 이번 21대 총선의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내년 예산안에서 시작된 여야 간 신경전이 지역구 세습 공천 문제로 불거지면서 다양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의정부갑의 역대 선거에서 15대 선거를 제외하고 문 의장은 내리 당선돼 6선에 성공했다. 20대 총선에서 문 의장은 42.8%를 득표했고 당시 새누리당 강세창 후보는 38.1%, 국민의당 김경호 후보는 19.1%를 기록했다.
이후 17대 총선에서 지역구가 갑구와 을구로 분리된 이후 갑구에서 52.12%를 얻어 당시 한나라당 홍문종 41.89% 후보를 이기면서 20대 총선까지 지역구를 지켜왔다.
출마가 거론되고 있는 문 부위원장은 이 지역에서 문 의장이 회장을 맡았던 한국청년회의소(JC) 중앙 회장 출신이다. JC의 58년 역사상 첫 부자 중앙 회장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지역구 상임 부위원장직을 맡으면서 최근 의정부 복합 문화 융복합 단지 기공식 등 지역 행사에 참여, 활동 범위를 넓혀가며 얼굴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경기 의정부갑은 6선의 문희상 의원이 국회의장을 끝으로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아 무주공산으로, 이 지역은 '새 얼굴'들의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왼쪽) 문석균 의정부갑 상임 부위원장·강세창 의정부갑 당협위원장.
그러나 문석균 부위원장이 문 의장의 아들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세습 논란'이 일고 있다. 시작은 문 의장이 최근 한국당을 제외한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의 예산안 수정안을 기습 상정, 통과시키자 한국당의 '아들 공천', '공천 세습', '공천 대가' 등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공천과 관련해 정해진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문 부위원장이 내년 총선에 출마한다면 민주당 공천 기준에 따라 '신인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지역 정가에서는 "문 부위장이 지역구를 그대로 물려받을 것"이라는 점이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문 부의장은 언론을 통해 "안고 가야 할 부분"이라며 "논란을 피하지 않겠다"고 내년 총선 출마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오는 17일까지인 예비 후보 등록을 준비 중인 그는 이 같은 논란에 대해서도 '짊어질 짐'이라며 정면 돌파 의지를 보였다.
지역구를 세습하느냐는 비판 여론에도 문 부위장이 총선 출마를 강력하게 내비치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에서는 본인의 의지와 관계 없이 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의 차출설도 나온다. 조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 통일부 수장으로 남북 해빙의 물꼬를 직접 트면서 거물 후보로 이름이 오르 내리고 있다. 통일부 장관 출신이라는 점에서 남북 접경 지역인 의정부시 출마가 적합하다는 것도 이유다.
특히 조 전 장관은 의정부 중앙 초등학교·의정부 중학교를 졸업한 지역 출신으로 의정부에서만 6선을 한 문 의장을 대체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다. 앞서 조 전 장관은 불출마 선언을 했지만, 당의 지역구 세습 여론에 대한 부담감과 대선 전초전 성격인 총선 승리를 위한 필승 카드 등 차출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한국당에서는 20대 총선에서 문 의장과 접전을 벌인 강세창 당협위원장의 출마가 유력하다. 강 위원장은 의정부에서 태어나 의정부 가능초·경민중·의정부 공고를 졸업한 지역 토박이로 두 차례 의정부 시의원을 지냈다. 지역에 기반을 깊게 둔 정치인이라는 평가다.
지난 총선 출마 전에도 의정부 시장 선거에 공천을 받아 출마하면서 지역 정치를 꾸준히 이어왔다. 그는 올해 1월 당협위원장에 임명되면서 사실상 총선 준비를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문 의장을 대체할 후보가 안나온다면 아들이 아버지 지역구를 그대로 물려 받지 않겠느냐"며 "(문 부위원장) 출마 의지가 강해 17일 예비 후보에 등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문 부위원장이 공천을 받는다면 여론이나, 지역에서 세습 공천에 대한 비판과 거부감이 강하게 생길 것"이라며 "누가 공천을 받고, 선거에서 더 유력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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