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전유물 주부습진, 남성환자도 많아져
수분손실 많은 겨울철에 취약…만성화 되면 후유증 유발
2019-12-24 06:00:00 2019-12-24 0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빈번한 가사일로 손이 물과 합성세제 등에 자주 닿아 생기는 피부염을 손습진 혹은 주부습진이라고도 한다. 과거에는 여성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지만, 최근 가사에 참여하는 남성이 늘면서 남성 환자도 많아졌다.
 
손 피부는 요리를 하거나 아이를 씻기는 등 물과 합성세제 그리고 비누 등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일이 많아지면서 급격하게 건조증이 찾아온다. 특히 겨울철에는 일교차가 심하고 건조한 바람에 노출되면서 수분손실이 평소보다 더 많아지고 피부장벽이 허물어지면서 손이 메마르게 된다. 처음에는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지만 치료 없이 방치해서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만성화 될 수 있어 빠르게 치료하는 것이 정답이다.
 
빠른 완치를 위해서는 '보습''통풍', '자극 최소화'가 가장 중요하다. 생활습관만 교정해도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 손에 물이 닿은 후에는 반드시 손가락 사이까지 잘 말려준 후 3분 이내 손전용 보습크림을 넉넉하게 바른다. 뜨거운 물을 사용할 경우 피부의 보습인자가 쉽게 벗겨져, 가렵고 거칠어지므로 손을 씻을 때에는 가능한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세정제의 경우 순한 성분의 비누를 소량 사용하고, 손을 씻은 후 비눗기가 남아 있지 않도록 잘 헹궈 준다.
 
또 요리를 할 때나 설거지를 할 때 손에 자극이 되는 마늘, 양파, 고춧가루, 양념, 날고기 등이 손에 닿지 않게 한다. 설거지 등 물일을 할 때는 외부물질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비닐장갑이나, 혹은 고무나 라텍스에 대한 알레르기가 없으면 고무장갑을 반드시 착용한다. 고무장갑을 착용하는 시간은 30분 이내가 좋으며 오래 착용해서 땀이 나거나, 구멍이 생겨 수분이 차오르는 느낌을 받을 경우 잠시 벗어두거나 통풍을 시켜줘야 한다. 이를 대비해 비닐장갑이나 고무장갑 밑에는 마른 면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치료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의사의 진단과 처방에 성실히 따르는 것이다. 처방된 약을 조금만 발라도 금방 개선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지시 없이 약을 끊으면 재발할 수 있어 잦은 재발로 인한 만성화를 막기 위해서는 의사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처방된 약을 복용하거나 발라주는 것이 좋다.
 
로션이나 겔 타입은 쉽게 증발하여 오히려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피하고 의사의 지시 없이 크림, 연고, 로션 등 보습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할 경우 습진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주부습진의 만성화가 진행되면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오랫동안 증상을 방치하면 갈라진 피부 조직 사이에 2차 피부 감염이 생길 수 있다.
 
안효현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피부과 안효현 교수는 "손은 사람을 만나거나 일을 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부위 중 하나이므로, 주부습진은 스트레스나 자신감 하락을 초래해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라며"증상이 있다면 빠르게 내원해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사진/고대 안암병원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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