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면세사업자들이 다음달 중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을 주시하고 있다. 입찰 대상으로 나오는 구역 매출은 2조가 훌쩍 넘고 이 중 대기업 면세사업구역 매출만 약 1조에 달한다. 현재 업계 점유율에 큰 변동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입찰 전쟁'이 예고된다.
인천공항면세점이 붐비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번 인천공항 입찰은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는 제1여객 터미널 8개 구역으로 이 중 5개 구역이 대기업에, 3개 구역이 중소기업에 배당된다. 대기업 입찰 구역은 △DF2 화장품·향수(신라) △DF3 주류·담배(롯데) △DF4 주류·담배(신라) △DF6 패션·잡화(신라) △DF7 패션·잡화(신세계) 등 5곳이다.
이번 사업권은 매출 비중이 큰 화장품·향수 구역이 포함됐고 관세법 개정으로 최대 10년까지 운영할 수 있어 업계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의 경우 이번 입찰에 가장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내비쳤다. 점유율에 의미 있는 변화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초 임대료 부담으로 인천공항 사업권을 반납해 점유율이 줄어들었고, 업계 2위 신라면세점과의 격차는 10%포인트 내로 좁혀졌다. 이번 사업권을 과반 이상 획득하면 최대 5%포인트 가량 격차를 벌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호텔롯데 상장과도 맞닿아 있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임대료가 높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입찰 규모가 워낙 큰 만큼 점유율을 확보하고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 롯데면세점은 호텔롯데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아울러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특허를 유지하며 상장 위험 요소를 덜어내고 '재무통' 이봉철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이 호텔·서비스 BU장을 맡으며 나머지 조건은 갖춘 상태다. 인천공항 입찰을 가져갈 경우 상장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인천공항 면세점 화장품 구역. 사진/뉴시스
신라면세점 역시 계약 만료되는 사업권 5개 중 3개를 운영 중이기 때문에 높은 확률로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점유율 유지를 위해 개별 사업권 기준 최소 3개 이상 획득해야 한다. 특히 신라면세점은 아시아 3대공항(인천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 홍콩 첵랍콕공항) 화장품·향수를 동시 운영하고 있어, 이 부분을 강점으로 뷰티·화장품 구역 수성에 힘쓸 전망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의 경우에도 인천공항이 매력적인 입찰 장소로 꼽힌다. 신규 점포를 늘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다음달 25일 철수하는 두타면세점을 이어받아 강북 거점을 확보하며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또한 인천공항 면세점을 통해 공항 면세점 운영 경험을 쌓을 수 있으며 브랜드 홍보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어 글로벌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일단 공고가 나오면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공항공사는 입찰 공고 시기를 올해에서 내년 1월로 조정했다. 사업권 별로 묶여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관계 부서와 협의 중에 있으며 입찰 형태가 핵심적인 부분이기에 아직 결정된 건 없다"라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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