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 시장의 수요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도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업체들은 친환경차 등 미래차 분야에서 활로를 모색할 계획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대수는 8730만대 수준을 기록해 전년(8695만대)보다 0.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2016년 9019만대, 2017년 9219만대, 2018년 9153만대 등 9000만대를 넘었던 것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통적인 내연기관 차에 대한 수요가 감소 또는 정체되면서 각 업체들은 올해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로 미래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올해 친환경차 판매량을 555만대로 예상됐다. 2016년 253만대에 비해 두 배가 넘는 규모이며, 전년 동기 대비 29.3%나 증가한 수치다. 중국이 신에너지차에 대한 의무생산 규제를 기존 10%에서 12% 올렸고, 유럽을 중심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점도 업체들의 전동화 전략을 가속화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내년 국내 출시 예정인 전기 스포츠카 포르쉐 '타이칸' 모습. 사진/포르쉐코리아
최영석 선문대학교 스마트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유럽에서 이산화탄소 규제 기준이 점점 높아지면서 디젤은 물론 가솔린 차량으로도 기준을 맞추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친환경차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에 규제 이슈가 결합되면서 업체들이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고 설명했다.
주요 업체들도 미래 주도권 확보 및 생존을 위해 경쟁적으로 친환경차 신차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2월 ‘포터II EV’에 이어 올 초 ‘봉고III EV’를 출시한다. 승용 모델 외에 트럭까지 전기차 모델을 확대하고 기존 수소전기차 ‘넥쏘’ 보급에도 나서면서 국내 친환경차 시장을 주도한다는 목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대·기아차가 현재 부진한 중국 시장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기존 모델로는 가능성이 없으며, 전기차, 수소전기차로 승부해야 그나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르노삼성자동차도 전기차 ‘조에’를 내세워 기존 ‘SM3 Z.E.’, ‘트위지’에서 라인업을 넓힌다.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모습. 사진/현대차
그동안 친환경차 전환에 다소 뒤쳐졌다고 평가받은 유럽 브랜드들도 관련 모델을 내세우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BMW는 ‘X3’의 전기차 모델 ‘iX3’와 MINI 브랜드 최초 전기차 ‘MINI EV’를 올해 말 선보일 예정이다. BMW는 2021년까지 유럽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25%를 전기차 모델로 판매하고 2030년에는 그 비중을 50%까지 올린다는 방침이다.
푸조는 올해 ‘e-208’, ‘e-2008’을, 같은 PSA그룹의 DS도 브랜드 첫 전기차 ‘DS 3 크로스백 E-텐스’를 출시한다. 아우디는 브랜드 최초 양산형 전기차 ‘e-트론’, 포르쉐는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을 통해 경쟁에 가세한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차의 경우 법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당초 예상보다 개발이 늦어지고 있다”면서 “시점이 문제이지 내연기관에서 친환경차 분야로 변화하는 흐름은 바뀌지 않기 때문에 각 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전동화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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