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배달 라이더들의 주 최대 근무시간을 제한한다. 배민커넥트 라이더는 20시간, 배민라이더스 중 지입 계약(특수고용직) 라이더는 주 60시간으로 주간 최대배달시간을 정했다.
우아한형제들은 10일 배민 라이더들에게 "배민커넥터와 지입 계약 라이더께 과로 예방을 위한 20/60 정책을 안내 드린다"며 이같은 내용을 공지했다.
회사는 "(배민커넥터가) 배달 경험이 없는 대학생이나 일반인들도 자유롭게 단기알바, 파트타임, 투잡의 형식으로 부업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라며 "전업보다는 부업의 형태를 지향하는 애초 취지에 맞춰, 배민커넥터의 주간 최대 배달수행시간을 20시간이 넘지 않도록 하는 정책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또 "지입 계약 라이더님의 주간 최대 배달수행시간을 60시간으로 하는 정책을 도입한다"며 "지입 계약 라이더들이 과도하게 장시간 배달을 수행할 경우 사고 위험이 증가하고 안전한 배달 수행이 어려운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사진/뉴시스
배달 라이더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은 사전 협의 없는 회사의 일방적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은 "배민이 라이더들의 근무조건을 너무 자주, 일방적으로 바꾼다는 점을 계속 지적해 왔다"며 "오늘도 라이더들과 소통이나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공지글을 보냈다"고 말했다.
구 기획팀장은 "배민이 그동안 커넥터들을 공격적으로 모집하면서 현재 배민커넥터는 1만7000여명 규모"라며 "모집할 때는 어떤 제한도 두지 않고 이제 와서 일방적으로 근무조건을 바꾸는 태도는 배민이 라이더들을 어떻게 취급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우아한형제들은 근무시간 제한 정책에 대해 민주노총 서비스연맹과 협의했다는 입장이다. 구 기획팀장은 이에 대해서 "라이더들과 실질적인 협의 없이 회사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라며 "이런 일들로 인해 오히려 라이더들이 노조를 비판하는 의견을 오픈 채팅방에 올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우아한형제들은 새 정책을 3월4일부터 배송 대행 계약을 체결하는 배민커넥터과 지입 계약 라이더들에게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기존에 운행 중인 배민커넥터과 지입 계약 라이더 대상으로는 올해 연말까지 정책 적용 유예기간을 둔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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