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5세대(5G) 통신 상용화 2년차를 맞아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조선소와 건설현장 등 산업현장뿐 아니라 병원 등에서 5G 서비스 공동 개발이 이뤄지면서 신시장이 열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2030년까지 42조원 규모의 국내 5G B2B 시장이 열릴 것으로 관측한다.
KT는 14일 삼성서울병원과 함께 5G 스마트 혁신 병원 구축을 위한 5G 의료서비스를 공동 개발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5G 디지털 병리 진단 △5G 양성자 치료정보 조회 △5G 수술 지도 △병실 내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케어 기버 구축 △수술실 내 자율주행 로봇 등의 과제를 개발해 검증을 완료했다. KT는 이를 위해 삼성서울병원에 기업전용 5G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수술실과 양성자 치료실 등에 서비스 환경을 구축해 시범 운영했다.
5G 디지털 병리 진단은 기존 방식보다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병리과 교수진이 분석해 정확한 병리 분석이 가능하다. 수술 중 발생하는 병리 데이터는 환자 상태 파악을 위해 빠르고 정확한 분석이 중요한데 초고속, 초저지연 특성을 지닌 5G 네트워크를 통해 병원 내 병리과 사무실에서도 장당 4GB 수준의 고용량 병리 데이터 조회가 가능해져 환자를 위한 의료서비스 질이 높아질 수 있다. 아울러 의료진이 CT나 MRI 등의 양성자 치료정보를 조회하기 위해 기존에는 파일을 다운받아 교수 사무실과 양성자 센터 간 1㎞ 거리를 이동해야 했으나 5G를 통해 병원 내 어디서든 원하는 곳에서 확인할 수 있어 환자를 더 빠르게 진료할 수 있게 된다.
삼성서울병원 수술실에서 의료진이 5G 싱크캠을 장착하고 수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KT
이동통신사들은 공통적으로 병원을 5G 서비스의 주요 공간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연세대학교 의료원과 5G 디지털 혁신병원을 구축, 오는 3월 개원예정인 용인세브란스 병원에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도입한다. AI로 병실을 제어하고, 증강현실(AR)로 검사실의 위치를 안내하는 실감미디어 기술이 적용된다. LG유플러스는 을지재단과 함께 내년 5G 기반 스마트병원을 조성한다. AI 음성녹취를 통한 의료기록 정보화, 교육 효과를 극대화 시켜주는 가상현실(VR) 간호 실습,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위험약품 위치 및 이동경로 관리 등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격리 환자의 감염을 예방하고 보호자의 실감형 원격 면회를 가능하게 해주는 360도 VR 병문안,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위한 가상현실 힐링 등도 계획 중이다.
조선소와 건설현장 등 산업현장에서도 5G B2B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KT는 현대중공업과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했으며, 현대건설과는 건설 자동화를 위해 현장에 5G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위험하고 어려운 공사 현장에 자율운행 로봇이 투입되는 방식을 실증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삼성중공업과 함께 거제조선소에 5G 네트워크를 구축, 원격관제가 가능한 선박운항을 준비 중이다. 지난달 원거리에서 목적지 정보만 입력하면 모형선박이 주변 장애물을 인지하고 이를 피해 목적지에 도착하는 자율 운항 기술, 직접 제어가 필요한 경우 5G 망을 통해 실시간 선박을 원격 운행하는 기술 검증에 성공한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두산인프라코어와 5G 기반의 무인자율작업이 가능한 건설기계 기술 개발 등 스마트건설 사업협력을 체결하고, 5G 통신망과 드론, 센서, 초저지연 영상전송 기술 등을 토대로 건설·토목 등 작업 현장에서 자율작업 및 원격제어가 가능한 건설기계를 개발, 실증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5G가 산업 곳곳에 적용범위를 넓혀가고 있다"면서도 "스마트병원 등 5G 강점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의료법 등 제도적 정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