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앞으로 원·수급사업자의 공동 입찰 참여와 같은 경우 경영상 정보 공유를 정당한 사유로 인정받는다. 또 원사업자의 매출액과 상관없이 하도급 횡포를 당하는 수급사업자는 모두 분쟁조정에 나설 수 있다. 제조·건설 1조5000억원 등 원사업자 매출액 규모를 따져 ‘하도급 분쟁조정 의뢰’를 제한한 규정을 삭제한 데 따른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원청업체의 ‘하도급업체 경영정보 요구’에 대한 예외 규정을 담은 '하도급거래공정화지침' 개정안을 오는 24일까지 행정예고 한다고 2일 밝혔다.
개정안을 보면 수급사업자 경영정보 요구에 예외 규정을 신설했다. 그 동안 경영정보 요구가 납품단가 후려치기용으로 활용되면서 원칙적인 금지 기준을 둬왔다.
하도급거래공정화지침 개정안 행정예고. 표/뉴스토마토
원가정보, 납품단가 정보, 매출액·거래량 등의 정보를 강요받을 경우 하도급업체로서는 거부할 힘이 없었다. 공정위가 이를 금지했지만 경영상 정보요구에 대한 정당 사유 기준은 애매모한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예외적 경영정보를 요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당한 사유’를 뒀다.
‘정당한 사유’란 원사업자의 위탁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급사업자의 경영상 정보가 절차적·기술적으로 불가피한 경우를 말한다. 단 수급사업자가 정보제공 목적과 무관한 일부내용을 삭제한 상태로 제공할 경우 완전한 상태의 정보제공을 요구하면 안 된다.
아울러 예외적인 예시로는 △원사업자의 의무이행이 필요한 경우 △원·수급사업자가 공동 입찰에 참여하는 과정 △원·수급사업자의 제품 개발에 따른 세부정보 요구 등도 명시했다.
분쟁조정 의뢰기준과 관련해서는 제조·건설 1조5000억원, 용역 1500억원 등 원사업자의 매출액을 일정 수준으로 규정한 ‘분쟁조정 의뢰기준’을 없앴다.
매출액 기준을 삭제하는 대신 서면미지급·지연지급, 기술자료 요구·유용, 보복조치, 탈법행위 등의 하도급 횡포 유형을 뒀다.
성경제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과장은 "분쟁조정 의뢰 범위를 확대해 신속한 분쟁해결을 유도할 것"이라며 "사업자들의 예측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정당화 사유의 판단기준 및 예시를 구체적으로 규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다소 복잡한 분쟁조정 의뢰 절차와 관련해서도 신고인이 분쟁조정 의사를 밝힐 경우 공정위가 즉시 조정 의뢰에 나선다.
신고인의 분쟁조정의사 후 별도 조정신청서를 제출하던 절차반복 없이 신속한 구제가 가능해질 전망이어서 피해 사업자의 편의가 한층 도모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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