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충남 예산과 강원 평창, 경북 군위, 경남 김해 등 잇따라 발생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고의 원인이 ‘배터리 이상’일 수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추정’ 일뿐, 현장 배터리가 사실상 소실된 관계로 직접적인 원인은 밝히지 못했다.
6일 ESS 화재사고 조사단(김재철 숭실대 교수·문이연 한국전기안전공사 이사 공동단장)이 발표한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 결과’에 따르면 충남예산, 강원평창, 경북군위, 경남김해 화재 사고는 ‘배터리 이상’을 화재원인으로 추정했다.
‘배터리 이상’은 배터리 결합이 아닌 유사한 환경에서의 정밀 실험한 결과를 통해 도출한 추정 평가다.
6일 김재철(사진 왼쪽부터), 문이연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 조사단장이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ESS 화재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SS 화재사고 조사단 결과를 보면 충남 예산, 강원 평창, 경북 군위, 경남 김해 건은 발화지점과 유사한 방전 후 저전압, 큰 전압 편차를 보였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LG화학 배터리는 충남 예산, 경북 군위 건이다. 삼성SDI 배터리는 강원 평창, 경남 김해 등이다.
단 강원 평창 건의 경우는 삼성SDI 배터리의 충전상한전압과 방전하한전압 범위를 초과한 운영기록이 존재, ‘배터리 보호장치’가 정상동작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조사단은 시스템 운영기록(EMS) 등을 통해 저전압, 이상고온, 랙 전압 불균형 등의 기록을 확인한 결과 고장·경고 신호 등이 발생한 배터리에서 발화한 것으로 봤다.
배터리 셀 전압이 제조사가 제시한 방전 하한전압(2.7V/Cell)보다 약 200mV 낮은 전압에서 배터리 보호 기능이 정상 작동하지 않은 이력이 확인됐다.
김재철 ESS 화재사고 조사단장은 “배터리에서 불이 났다면 불이 나지 않았지만 유사하게 운영되고 있는 인근 사이트나 현장에 있는 배터리를 수거해 불이 날 가능성을 추정했다”며 “저희들이 생각을 해서 판단하진 않고 추정한다고 했고, 이를 ‘이상’이라 여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이상’이라는 범주는 과충전, 과방전, 배터리 용량이 부족해 생기는 저전압 현장 등 배터리의 운영상 문제점들이 합쳐져 ‘계속 쓰면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뜻에서 ‘이상’이라는 용어를 썼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ESS 추가 안전대책’을 추진한다. 이에 따라 신규설비는 옥내 80%, 옥외 90% 등 충전율 제한조치를 의무화한다.
기존설비는 동일한 충전율로 하향 권고키로 했다. 옥내설비의 재사용(re-use)을 통한 옥외이전도 올해 6월 시범사업을 통해 추진한다.
사고원인규명을 위한 블랙박스(모든 ESS설비 운영 데이터 별도 보관) 설치도 이뤄진다. 인명피해 예방을 위한 철거·이전 등 긴급명령제도 신설한다.
정부 관계자는 “ESS 운영제도 개편 및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추진할 것”이라며 “전력 수요대응과 계통안정에 기여토록 ESS 운영제도를 개편하고 화재 취약성을 개선한 고성능 이차전지 개발 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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