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국내 인터넷(IP)TV 시장이 4조원대를 훌쩍 넘어섰다. 1위 사업자인 KT는 매출 2조원을,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는 1조원을 돌파하며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IPTV 사업자 위주의 미디어시장 성장이 예고되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 인수합병(M&A)에 성공하면서 규모의 성장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IPTV 3사의 매출 합은 4조50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직전 연도 대비 12.2% 성장을 이어갔다. 기업별로는 KT가 2조1597억원을 기록했고, SK브로드밴드 1조2985억원, LG유플러스 1조323억원이다.
키즈콘텐츠 등 맞춤별 콘텐츠 제공에 나서며 기존 미디어와 차별화를 둔 것이 효과를 냈다. 지난해 IPTV 3사는 국내 도서업체와 손을 잡고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서 나아가 영어교육업체들과 협업하며 콘텐츠 영역을 넓혔다. KT는 미국 국공립학교 교재 스콜라스틱 콘텐츠와 인공지능(AI) 스피커 기가지니와 서비스 결합을 했으며, SK브로드밴드는 윤선생, LG유플러스는 YBM, 옥스퍼드 등과 콘텐츠를 제공 중이다. 국내 미개봉 콘텐츠를 IPTV에서 제일 먼저 선보이기도 했으며,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ICT기술을 접목한 콘텐츠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가입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KT의 지난해 가입자는 835만명으로 전년 대비 50만명 순증했으며,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도 각각 45만~46만여명 늘어난 519만명, 447만명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가 U+tv를 통해 특화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올해부터는 가입자 기반 성장뿐 아니라 IPTV가 주도하는 미디어 시장 성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IPTV로 인수합병 된 케이블TV 영향력까지 더해지면서 규모의 성장이 예상되는 바다. 지난해 LG헬로비전(구 CJ헬로) 인수작업을 마친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식 아이들나라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아이들나라는 U+tv의 주요 콘텐츠다. 최근에는 아이들나라에 참여했던 개발인력들을 LG헬로비전으로 보내 케이블향 콘텐츠 개발에 나서고 있다. SK브로드밴드 역시 4월30일 티브로드 합병을 계기로 케이블TV와 시너지 확대를 위한 사업계획을 수립 중이다. KT는 유무선 사업과 IPTV, VR 등 미디어플랫폼 사업에 대한 상품·서비스 개발과 영업을 총괄하는 커스터머부문을 신설하고, IPTV 사업 전략을 강화한다. 커스터머부문장에는 강국현 KT스카이라이프 사장이 선임이 유력하다. 사실상 합산규제가 일몰된 상황이기에 KT가 추가적인 M&A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자사 IPTV 가입자 기반에 케이블TV 가입자를 더해 미디어시장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IPTV 업계 관계자는 "IPTV업계가 가입자 확대에 따라 미디어 시장의 주도권을 쥐게 됐고, 케이블TV와의 인수합병으로 유료방송 전체 시장에서 방향의 키를 잡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추가적인 인수합병 등을 통해 IPTV판 유료방송 시장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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