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지난해 연간 매출 1조원 돌파를 달성한 제약업계 '빅5(유한양행, GC녹십자, 한미약품, 종근당, 대웅제약)'가 수익성에선 온도차를 보였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에 유리한 품목 비중이 높은 한미약품과 종근당은 선전한 반면, 매출 2강인 유한양행과 GC녹십자는 낮은 수익성을 보였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한양행과 GC녹십자, 한미약품, 종근당, 대웅제약 등 업계 매출 상위사들은 지난해 사상 첫 1조 클럽에 가입한 종근당의 합류로 5개사 모두 연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오는 27일 연간 실적이 발표되는 유한양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조866억원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연 매출 1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증권업계 추산 연 매출은 1조4963억원이다. GC녹십자(1조3697억원)와 한미약품(1조1136억원) 무난히 1조클럽을 유지했다. 이어 종근당은 5개사 가운데 가장 높은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12.9%)로 사상 첫 1조 매출 돌파를 달성했고, 대웅제약은 1조52억원을 기록하며 별도기준으로는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수익성은 엇갈렸다. 한미약품은 영업이익 1039억원을 기록, 국내 제약사 가운데선 유일하게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했다. 전년 대비 24.3%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 역시 9.3%(2018년 8.2%)를 기록, 상위사 가운데 유일하게 개선됐다. 큰 폭의 매출 성장을 기록한 종근당은 전년 대비 1.3% 감소한 7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7.1%의 영업이익률로 선방했다.
반면, 유한양행과 GC녹십자는 매출 대비 낮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 비중이 높은 비리어드 약가 인하와 원료의약품 수출 감소, R&D 비용 증가 등에 전년 대비 70% 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유한양행 영업이익은 137억원(영업이익률 약 1%) 수준으로 전망이다. 올해 전문의약품 회복과 기술수출료 인식 등에 높은 폭의 실적 개선 낙관 정도가 위안이 됐다.
GC녹십자 역시 주식평가손실과 일시적 비경상 손익효과로 전년 대비 19.7% 감소한 40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률은 2.9% 수준이다. 매출 선두권인 양사의 영업이익률은 상위사 가운데 가장 낮은 편이다. 2018년 대비 소폭(2.2%) 오른 314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한 대웅제약은 직전 년도(3.3%)와 비슷한 3.1%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
공통된 매출 우상향 기조 속 엇갈린 수익성은 매출 품목 비중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상대적으로 수익 지표가 좋았던 한미약품과 종근당은 자체 개발 품목 매출 비중이 높은 제약사로 꼽힌다. 한미약품은 고혈압치료제 아모잘탄패밀리를 비롯해 연 매출 100억원 이상인 자체 개발 품목을 19종 보유하고 있다. 도입 상품 대비 높은 수익성을 지닌 품목들로 거둬들인 매출액만 지난해 4900억원 이상이다. 종근당 역시 과거에 비해 낮아졌지만 자체 개발 품목이 여전히 60% 수준의 매출 비중을 기록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위 제약사들 대부분이 워낙 오랜 전부터 매출 기반을 잡아온 만큼 비중 변동이 상대적으로 쉽지는 않은 일"이라며 "다만 올해는 기술료 수익 등의 오픈이노베이션 성과가 가시화 되는 유한양행과 보툴리눔 톡신 수출이 본격화 되는 대웅제약 등의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