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인해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190년 만에 처음으로 미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중요 절기인 사순절을 하루 앞두고 내려진 결정으로, 이로써 천주교에서 미사 중단이 결정되지 않은 교구는 3곳 밖에 남지 않게 됐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은 25일 '서울대교구 사제들과 신자분들에게 드리는 담화문'에서 "서울대교구 내 각 본당은 2월26일 '재의 수요일'부터 3월10일까지 14일 동안 신자들과 함께 하는 미사를 중지하고 본당 내 회합이나 행사, 외부의 모임도 중단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사순절의 시작인 재의 수요일을 재의 예식과 미사 없이 시작한다는 것이 무척 마음 아픈 일"이라며 "신자들의 안전과 생명을 우선적으로 생각해 결정했음을 헤아려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정치 지도자들은 국민에게 중요한 존재이며, 국가의 중요한 선택을 할 때 국민의 생존과 안정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아야 한다"며 "혹시라도 코로나19의 불행한 상황을 정략적이거나 정치적인 도구로 삼으려고 하는 시도는 결코 없어야겠다"고 덧붙였다.
사순절은 예수의 십자가 수난 및 부활절까지의 40일을 기념하는 기간으로, 천주교 등 기독교에서 핵심 절기에 속한다. 이번 미사 중단은 1831년 교구가 생긴 이래 최초로, 천주교 서울대교구의 신자 수는 지난 2018년 12월 152만여 명으로, 서울시 인구 대비 15.6%에 해당한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사 중단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교구는 원주교구, 마산교구, 제주교구 등 3곳이다.
지난 23일 명동성당에서 열린 미사에서 많은 좌석이 비어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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